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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나노 발표에 반도체특위까지…K-반도체 ‘초격차’ 탄력


입력 2022.06.27 12:25 수정 2022.06.27 12:26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尹정부 지원 의지 확고…업계 위기의식 공감

삼성·SK 등 주요 기업 대규모 투자 시너지 기대

“민간만으로는 생존 담보 어려워…날개 달아줘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받은 반도체 포토마스크를 살펴보는 모습(왼쪽)과 같은날 유럽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출국하는 모습. ⓒ대통령실/연합뉴스


국내 반도체 업계의 초격차 전략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반도체 산업 지원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확고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서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주력인 D램은 물론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업체의 대규모 투자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글로벌 반도체 패권경쟁 심화에 따른 위기의식이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그동안 주를 이뤘던 민간 주도의 투자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K-반도체의 생존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대만 TSMC와 미국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호령하는 주요 업체들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역량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TSMC에 대해 세제 혜택과 전력 및 용수 등 인프라 제공, 제도적 지원책 마련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 역시 52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투자를 통해 인텔 등 자국 기업을 적극 돕고 있다. 파운드리 분야에서 열세를 보였던 인텔이 최근 다크호스로 부상한 것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업체들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격화되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 대비에 집중하고 있다.


업체별로 보면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국내에만 360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올해 준공 예정인 평택캠퍼스 P3(3공장)에 이어 P4 조기 착공에 나서는 등 공격적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테일러시 삼성전자 제2 파운드리 공장 부지.ⓒ삼성전자 오스틴 공장.

여기에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2조원)를 투입해 제2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확정했다.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투자가 D램과 파운드리 역량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내로 3나노(nm,1nm는10억분의1m) 파운드리 양산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GAA 기술을 적용해 올해 상반기 내 대만의 TSMC보다 먼저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GAA는 기존 핀펫(FinFET) 기술보다 칩 면적을 줄이고 소비전력은 감소시키면서 성능은 높인 신기술로, 반도체 소형화와 고성능화를 함께 실현시킬 수 있다.


SK하이닉스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2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생산 공장(팹) 4곳을 건설할 계획이다. 공장 주변에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사 50여 곳도 함께 들어선다.


이처럼 업체들이 역대급 투자 보따리를 풀면서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정부와 국회의 움직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실제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반도체 특강’을 열고 각 부처 장관들에게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국무위원 모두가 첨단 산업 생태계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어떻게 구성됐는지를 알아야 한다”며 “과외 선생을 붙여서라도 반도체에 대해 더 공부해오라”고 장관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SK하이닉스

윤 대통령의 이같은 행보에 국회에서도 여당 주도로 반도체특위가 구성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반도체특위는 삼성전자 출신의 양향자 의원이 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양 의원은 광주여상을 졸업한 뒤 삼성전자에 입사해 임원으로 승진한 반도체 메모리 분야 전문가다.


앞서 양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여야가 함께하는 국회 차원의 반도체 특위를 제안했다”며 “국회 개원 즉시 특위를 설치한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패권 경쟁이 본격화 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과거처럼 민간 주도의 투자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게 됐다”며 “새정부가 반도체 업계의 이같은 위기감을 함께 공감하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계에서도 기대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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