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MVP의 갑작스럽고 이례적인 몰락
린드블럼, 로하스 등도 타 리그서 적응에 실패
사실상 결별이다. 지난 시즌 MVP를 차지했던 두산의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33)가 퇴출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두산은 지난 26일 KIA전을 앞두고 미란다를 1군 엔트리서 제외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의 말은 미란다 미래를 더 어둡게 한다. 김 감독은 "미란다가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생기지 않는다. 미란다가 원한다면 2군에서 던지게 하고, 우리는 우리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말한 미래란 외국인 투수 교체 및 새 영입이다.
앞서 미란다는 지난 25일 KIA전에 선발 등판해 고작 0.2이닝만 던졌고 6볼넷, 1사구를 허용하며 대거 4실점한 뒤 강판됐다.
미란다의 부진이 충격인 이유는 고작 1년 전만 하더라도 KBO리그를 지배했던 특급 투수였기 때문이다.
미란다는 지난 시즌 한 시즌 최다 탈삼진(225개) 포함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의 빼어난 성적으로 투수 골든글러브는 물론 정규 시즌 MVP까지 차지했다. 이에 두산 구단은 80만 달러에서 110만 달러 오른 190만 달러에 재계약을 완료했다. 그렇기에 미란다의 갑작스런 몰락이 충격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KBO리그를 지배했던 외국인 선수들의 대부분은 해외 구단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뒤 좋은 조건의 계약을 품고 한국을 떠났다.
하지만 이들 역시 높은 수준의 리그에서 적응하는데 실패한 모습이다.
2020년 MVP를 차지했던 KT 특급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는 지난 시즌 일본프로야구 한신에 입단했으나 최악의 부진을 겪었고 올 시즌 역시 2군서 부활하는데 성공했으나 1군감이 아니라는 혹평을 받고 있다.
로하스와 함께 한신에 입단했던 알칸타라는 2020시즌 투수 골든글러브를 받았던 투수다. 하지만 알칸타라도 선발 로테이션에서 살아남는데 실패했고 결국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다. 그러나 2억엔에 달하는 연봉을 고려하면 실패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MVP 또는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던 지배자들의 타 리그 부진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한 조쉬 린드블럼은 빅리그 강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겨내지 못했고, 2019년 키움서 타점왕을 차지했던 샌즈 역시 한신서 퇴출 수순을 밟고 말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KBO리그가 상위 리그인 메이저리그는 물론 일본프로야구와도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인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기에 미란다는 MVP까지 수상했으나 다른 지배자들과 달리 타 리그서 러브콜이 없었던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결국 미국과 일본 스카우트들은 미란다의 몰락을 예견하고 있었던 셈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