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상고 기각 “2심 판단 오류 없어”
3연임 청신호, 취임 후 그룹 실적 경신
M&A로 종합 금융 포트폴리오 구축
대법원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결국 무죄를 확정지었다. 사법리스크를 해소한 조용병 회장은 하반기 ‘리딩금융’ 탈환을 위한 공격적 행보에 나설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조 회장의 3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법원 제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30일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등의 혐의로 기소받은 조 회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 시작 4년만이다.
◆ 1심 유죄서 대법원 무죄로 뒤집어
앞서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 시절인 2013년부터 2016년까지 30여명의 부정채용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조 회장이 국회의원이나 금융권 고위 간부 자녀에 대해 최종 점수를 높게 주는 등 고의적으로 채용에 개입하고, 남녀합격비율을 맞추러 점수를 조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조 회장의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었다. 조 회장의 개입으로 부정합격했다고 의혹을 받는 3명 중 2명은 “정당한 합격이거나 합격 사정을 거친 지원자일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나머지 1명도 1차 면접에서 탈락한 것을 미뤄볼 때 관여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근거에서다. 함께 기소된 다른 인사팀 관게자들도 1심보다 형량이 감경됐다. 신한은행 법인과 채용팀 과장 이모씨는 이 과정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항소심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2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무죄로 재판을 마쳤다. 다만 윤승욱 전 부행장, 김모 전 인사부장 등은 유죄가 확정되며 신한은행 차원에서의 채용 비리는 인정됐다.
◆ 지배구조 ‘이상 무’, 제 2도약 주력
그럼에도 조 회장의 채용 비리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며, 신한금융그룹의 지배경영구조도 탄탄히 유지될 전망이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법률에 따르면 금융사 임원이 임기 내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을 경우 향후 5년간 임원 자격이 박탈된다. 만약 조 회장이 이번 재판에서 유죄 확정을 받았으면, 재연임에 도전하지 못한다. 그룹 경영 지배구조에도 불똥이 튀는 셈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해 내년 3월까지 3년의 임기를 부여받았다.
시장은 조 회장이 무죄 판결을 받은만큼 3연임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3연임에 성공했다. 조 회장 취임 이후 신한금융은 줄곧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신한금융은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해왔다. 2017년 전년대비 5.8% 증가한 2조9177억원의 순익, 2018년은 3조1570억원을 벌었다. 이어 2019년(3조4035억원), 2020년(3조4146억원)에도 3조5000억원에 육박한 순익을 달성햇으며 지난해에는 4조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지난해 순익은 4조193억원이다.
호실적을 등에 업고 하반기에는 KB금융과 ‘리딩금융’ 쟁탈전에 사활을 걸 예정이다. 비록 리딩금융 자리를 KB금융에 뺏겼으나 순익 차이는 527억원에 불과하다. 종합 금융그룹 포트폴리오 구축도 순항중이다. 2019년 오렌지라이프, 지난해 아시아신탁 등을 자회사로 품었으며, 2020년 네오플럭스, 지난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지분을 인수했다. 올해는 BNP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인수를 마무리하며, 비은행 부문을 대혹 강화했다. 지난해 기준 비은행 계열사의 순익 비중은 42.1% 수준이다.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의 체질 개선도 한창이다. 핵심 계열사 신한은행은 모바일뱅킹을 대규모로 개편하는 '뉴 앱 프로젝트'를 진행중이고, 배달앱 ‘땡겨요’ 사업을 통해 비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마이데이터 자산관리 서비스 ‘머니버스’에서도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선보이는 중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며 해외 영업도 날개를 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신한은행의 해외 법인은 4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하며 굳건한 성장세를 기록중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해외 법인 10곳의 지난해 총 순익은 2568억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9.7% 증가했다. 자산총액도 32조3894억원까지 늘었다. 현지법인 10곳은 미국, 캐나다, 유럽, 중국,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일본,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법적 리스크를 털어낸만큼, 그간의 성과에 힘입어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유엔기후변화협약 등 조 회장의 대외 활동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