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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라드는 패션·뷰티 ‘로드숍’, 인건비 인상에 도미노 폐점 우려까지


입력 2022.07.01 07:23 수정 2022.06.30 17:01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온라인 쇼핑 확산과 코로나19 여파로 가두점 매출 부진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까지…비용 부담에 점주들 울상

명동 거리.ⓒ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큰 타격을 받았던 패션·뷰티 로드숍(가두매장)에 또 다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업계 간 경쟁 심화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온라인 쇼핑 확산 등으로 오프라인 매장이 큰 위기를 맞은 가운데 최근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 악재까지 겹치면서 비용 부담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전국 번화가에 자리하고 있던 패션·뷰티 가두매장들이 이제는 상당수 자취를 감췄다.


편집숍, 복합쇼핑몰 등 신 유통채널이 다변화되고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모바일 쇼핑이 일상화된 영향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국세청이 발표한 ‘100대 생활업종 등록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의류 및 신발 매장 등 패션 소매 사업자는 작년 1월 말 기준 9만1201개로 전년 같은 기간(9만2362개)보다 1.3% 감소했다.


패션 업종 사업자수는 전국 17개 자치단체 중 13개 지역에서 줄었다. 특히 서울 지역에서 1년 새 620개 사업자가 문을 닫았는데 관광특구인 명동에서만 무려 162개 점포가 폐점했다.


화장품 로드숍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더페이스샵, 아리따움, 미샤,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스킨푸드 등 주요 6곳 화장품 로드숍 가맹점 수는 2019년 2899개에서 2020년 2298개로 약 21% 급감했다.


실적 부진 역시 장기화되고 있다. 토니모리의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4억원으로 전년 동기(19억원) 대비 적자 폭이 줄어들었지만 2017년부터 5년째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수입 팜유 가격 급등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공급망 불안 등이 맞물리며 원자재값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매년 인상되는 인건비 등으로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는 탓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5.0%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9160원)보다 460원(5.0%) 높은 수준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월 노동 시간 209시간 기준)은 201만580원이다.


패션·뷰티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제품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이니스프리, 미샤 등 화장품 로드숍들은 연초부터 가격 조정에 나섰다. 이니스프리는 지난 3월 화장품 가격을 최대 36% 인상한 바 있다.


코로나19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과 경제활동 정상화에 맞춰 주요 상권들이 회복세를 보이며 임대료도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소규모 매장 기준 ㎡(공급면적)당 임대료는 전분기보다 400원 늘었고 중대형 매장도 같은 기간 100원 올랐다.


업계에서는 로드숍 점주들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폐업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기 김포 지역 화장품 로드숍의 한 가맹점주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으로 고객들이 몰리면서 매장 영업으로 수익을 내기 힘들어진 게 사실”이라며 “매출이 바닥을 찍으면서 인건비, 임대료 등이 부담돼 혼자 풀 근무를 계속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가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오프라인 매장 영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까지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는 만큼 문을 닫는 곳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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