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생산량 예측 로봇시스템 주목
정확도 약 92.1%…숙성도 구분도 가능
다양한 로봇시스템 농가 보급 기대
#. 농사직설은 조선 세종 때 문신인 정초, 변효문 등이 편찬한 농서다. 1429년에 관찬으로 간행해 이듬해 각 도 감사와 주, 부, 군, 현 및 경중 2품 이상에서 나눠줬다. ‘新농사직썰’은 현대판 농업기법인 ‘디지털 농업’을 기반으로 한 데일리안 연중 기획이다. 새로운 농업기법을 쉽게 소개하는 코너다. 디지털 시스템과 함께 발전하는 농업의 생생한 현장을 독자들에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 주>
농가에 보급되는 로봇은 이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미 하우스 내 습도, 온도 등 환경을 제어하는 시스템부터 수확 시 보조해주는 로봇까지 다양한 농업에서 활용되는 추세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하는 로봇시스템도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특히 토마토는 완숙 단계까지 정확하게 판단하는 능력으로 농가 수익이 상당히 높아졌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 따르면 이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보급되는 오는 2024년부터 2033년까지 10년 동안 해당 기술로 인해 기대되는 총 생산유발효과는 약 15억2000만원으로 추정된다.
◆”한 대의 로봇, 열 명의 인력 안부럽다”
농업에서 로봇의 가치는 상당하다. 초기 비용 부담이 발생하더라도 인력 관리에 비하면 감가상각에서 훨씬 유리하다. 더구나 갈수록 국내 인력 수급이 어려워 해외 인력으로 보충하는 우리 농업 상황을 볼 때 로봇시스템 개발은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농진청이 개발 중인 토마토 생산량 예측 로봇시스템은 이런 농가 애로사항을 바로 해결할 만한 획기적인 아이템이다. 농업인구 고령화 등 농업의 현실을 반영한 만큼 향후 미래지향적인 시스템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 시스템이 토마토에 우선 적용된 배경은 후숙 열매채소인 토마토의 경우 수출에 따른 유통기간을 고려한 수확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수출 농가가 수확시기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정량화된 정보가 필요하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스마트 온실 주행 로봇과 토마토 영상분석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마그네틱, 근접 센서(감지기) 등 다양한센서가 장착된 로봇이 계획된 경로를 이동하면서 카메라를 이용해 토마토 영상 정보를 수집한다.
인공지능 분석기술을 활용해 수집된 영상 속 토마토에 일련번호를 부여하고 일련번호가 부여된 토마토를 대상으로 전체 면적 대비 빨갛게 익은 면적의 비율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통해 토마토를 녹숙기, 변색기, 채색기, 도색기, 담적색기, 완숙기 등 6단계로 구분한다. 인식된 토마토마다 과일 전체 면적 대비 빨갛게 익은 비율을 수치화된 정보로 제공한다.
김경철 농촌진흥청 농업과학원 스마트팜 개발과 농업연구사는 “일반적으로 연한 붉은색과 녹색이 섞인 채색기 토마토는 수출용, 연한 붉은색과 황색이 섞인 도색기 토마토는 내수용으로 수확한다”며 “토마토를 인식하고 익은 정도를 측정하는 두 가지 정확도가 복합적으로 요구되는 이 기술을 현장에 적용한 결과 토마토 인식 정확도는 약 94%, 익은 정도 측정 정확도는 약 98%로 종합 정확도는 약 92.1%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기술은 수확 가능한 토마토 수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수확시기를 예측할 수 있는 정보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밖에 특히 이 기술이 제공하는 정보를 기반으로 적산온도와 상관관계를 계산해 출하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췄다.
농업용 로봇 전문 업체를 운영하는 하종우 대표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사업화하면 농가 일손 부족 문제 해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농업용 로봇 핵심은 딥러닝과 인식률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이 시스템에 대한 기술평가를 보면 ‘시설원예 작물(토마토)을 촬영할 수 있는 로봇에 적용 가능한 인공지능 기반의 영상 인식 기술이며 개별 개체를 찾은 후 숙도 판정을 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봤다.
기존 문제점인 토마토 개별 개체를 찾기 위한 인식율과 환경적 조명의 영향으로 숙도 판정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기술적 차별성이 인정된다는 의미다.
농업용 로봇의 핵심인 ‘딥러닝(CNN, F-CNN, Yolo-v3 등)’도 적용됐다. 영상 인식 알고리즘을 내포해 현장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또 과실 착색 정도를 판단하기 위해 다양한 조명 환경에서 일정한 색상값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로 토마토 숙도를 6단계로 측정한다.
김 연구사는 “로봇,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농업에 융합된 스마트 농업은 최근 국내 농업 현안 문제 극복 및 생산성‧부가가치 제고를 위한 과학기술적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스마트농업 시장은 연평균 9.8% 성장해 2020년 137억 달러에서 2025년 220억 달러(약 24조6000억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미 미국, 네덜란드 등 농업 선진국은 스마트농업에 대한 오랜 투자, 연구개발 및 농산업 대규모화로 현재 자국 내 보급 및 해외 수출이 활발하다. 위성‧항공사진, 드론, 센서 등으로 수집한 데이터의 효과적인 처리‧활용 및 산업용 로봇 기술 등의 발달로 선진국에서는 스마트농업이 상용화되는 흐름이다.
중장비 농기계 기업 존디어(John Deere), 다국적 농업기업 몬산토(Monsanto) 등 기존 농업 대기업의 스마트농업 진출, 마이크로 소프트(MS), 구글(Google) 등 정보통신(ICT) 기업들의 관련 스타트업 투자 등으로 산업이 활성화돼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기존 스마트팜에서는 영상처리(Image Processing) 및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활용해 잡초나 병충해에 대한 인식이나 농장물 상품성 평가를 목적으로 하는 연구가 진행돼 왔다.
작업 환경이 정형화된 온실에서 농작물 품질 평가는 주로 작물 유통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손실을 최소화하고 적정 수확시기 결정과 수확량을 파악하기 위해 이뤄진다. 시설원예 온실에서 재배되는 토마토를 인식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고 이유다.
해외에서는 딥러닝 기술을 적용한 토마토 개체 인식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Arjenaki는 CCD 카메라와 광원상자유닛을 조합한 토마토 선별기를 구축했다.
RGB 영상 데이터를 수집해 HSI 변환, 이진화의 전처리로 배경을 분리한 후 토마토 표면 결함 영역을 탐지하는 알고리즘은 토마토 등급 분류 자동화 시스템으로 토마토 영상을 기반으로 적정 라벨에 해당하는 상자로 이송하는 하드웨어와 영상처리를 통해 토마토 표면 결함과 숙도를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로 구성돼 있다.
El-Bendary이 제안하는 기술은 토마토 표면 색 정보를 RGB에서 HSI 공간으로 변환하는 전처리기, PCA (Principal Component Analysis) 기반 특징 추출기, 그리고 SVM(Support Vector Machine) 및 LDA(Linear Discriminant Analysis) 기반 분류기로 구분된다.
실험에 쓰인 데이터셋의 통계적 특성을 기반으로 활용해 데이터셋에 따라 좋은 성능을 보이는 방법이 각각 다르다는 것을 밝혀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영상 인식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능을 보여온 딥러닝 기술을 농업 분야에 적용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딥러닝으로 작물 품종이나 상태 분류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직은 미약하지만…국내 농업용 로봇 곧 전성기 도래
해외와 비교하면 국내 농업용 로봇 시장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러나 최근 개발되는 국내 농업용 로봇 시장 흐름을 볼 때 향후 5년 내에 괄목할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우리나라는 그간 스마트농업에 많은 연구개발투자를 했지만 R&D와 현장 기술수요 간 미스매치로 인해 현장보급 및 산업화가 더딘 상황”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로보틱스 산업용 로봇이 농업에 적용돼 수확, 제초 등 농작업 자동화가 확산되고 있다. 자율주행・작업 기술과 융합돼 무인 자동 농기계가 곧 상용화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토마토 생산량 예측 로봇시스템은 토마토 출하 가능한 작물 수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과수 생산량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토마토 개체 인식과 6단계 숙도 판별 방법을 농가가 사용하는 실시간 분석 및 클라우드 기반의 분석 방법을 제시해준다면 우수한 기술로 기술 시장에 소개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7월 21일 [新농사직썰㊶]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