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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2억원씩 적자인데…이스타항공 회계 특별조사 언제까지?


입력 2022.07.18 12:18 수정 2022.07.18 12:18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재운항 코앞이었던 이스타항공, 망연자실

국토부 방문조사 이후 보름 지났지만…'감감무소식'

"고의성 전혀 없어…빨리 결론 내줘야"

이스타항공 항공기 ⓒ이스타항공

새 주인을 찾아 재운항을 목표로 달려가던 이스타항공이 국토교통부의 특별 회계 조사 장기화에 시름을 앓고 있다. 항공사업자 면허 재발급 이후 국토부의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을 기다리던 이스타항공은 일 평균 2억원의 고정비를 감당하며 국토부의 결정을 마냥 기다리는 처지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6~8일 국토부가 실시한 방문 조사 이후 재운항 시기를 정하지 못한 채 국토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이스타항공의 회계자료에 대해 '허위' 의혹을 제기하고 특별조사와 감사를 실시한다고 밝힌 것은 보름 전인 지난 5일이다. 지난해 11월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은 뒤 국토교통부에 AOC 재발급을 신청한 뒤 8개월여 만이다.


이후 바로 다음날인 6일부터 8일까지 사흘 동안 국토부 감사실이 이스타항공 본사를 방문해 자료조사 등을 진행했다. 회생 관련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이스타항공이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은 후 국제항공운송사업 변경 면허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제출한 회계자료에 허위 내용이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당시 이스타항공이 제출한 회계자료(2020년 5월 기준)에는 자본잉여금 3654억원, 이익잉여금(결손금) -1993억원으로 자본총계가 2천361억원이었는데, 올해 5월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공시된 이스타항공의 2021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는 자본잉여금은 3천751억원, 이익잉여금은 -4851억원으로 자본총계가 -402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스타항공은 자본잠식 상태를 '숨긴 것이 아니다'고 항변하고 있다. 국토부에 제출한 2020년 5월 기준의 회계자료는 이스타항공이 결산한 가장 최근 기준의 공식 자료였다는 설명이다. 회사가 문을 닫을 처지가 되면서 이후 회계 관련 업무를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스타항공은 지난 2019년 12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무산된 뒤 새 주인을 찾을 때까지 임금은 물론 건물 사용료도 감당하지 못하는 파산 직전의 상태로, 회계 결산을 할 직원조차 없었다.


'고의성'을 판단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이스타항공의 당시 재무 상태가 변경면허 발급을 좌우하는 기준인가 하는 점인데, 항공사업법에 따르면 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항공사업법 28조 1항의 '나'에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기업은 면허취소에서 제외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조사를 하면 오히려 문제가 밝혀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강도 높은 감사를 예고한 바 있다. 이스타항공측이 법적으로나 회계상으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면서도, 국토부의 조사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우리가 국토부를 속이기 위해 허위 회계 자료를 제출할 그 어떠한 동기도 없었다는 것을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3월 재운항을 목표로 움직이던 이스타항공은 망연자실한 처지다. 항공기 도입을 마친 뒤 재운항을 위한 협력사들과의 계약까지 마무리지은 상태에서 언제 다시 여객기를 띄울 수 있을지 모르게 됐기 때문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측은 국토부로부터 앞으로의 조사 방향이나 마무리 시기 등에 대해 어떤 설명도 듣지 못하고 있다. 관계자는 특별 조사 마무리 시기에 대해 "기다려 봐야 한다"며 "최대한 빨리 나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조사가 장기화할수록 이스타항공의 재운항을 기다렸던 직원들은 물론 협력사들까지 피해를 보게 된다는 점에 있다. 지난 3월을 목표로 재운항을 준비해온 이스타항공은 3월 이후 재운항 시기를 주 단위로 조정해왔다. 매주 '다음주에는 비행기를 띄우자'면서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는 뜻이다. 재운항을 기다리며 들이는 비용은 일 평균 2억원여에 달한다.


관계자는 "승무원 훈련 등 일정에 따라 다르지만, 매달 평균 50억원 정도의 고정비가 지출되고 있다"며 "항공사들에는 7, 8월이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사실상 이를 다 날리게 돼 속상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의 항공기가 '뜬다'는 것을 전제로 계약을 맺은 협력사들도 대기하며 고정비를 써야 하는 상황이다. 비행기가 뜨지 않는 상황에서 고정비만 나가니 출혈이 클 수밖에 없다"며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려달라"고 당부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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