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변동금리 폭탄③] 전문가 “대출 구조개선 시급…경제 전반 악영향”


입력 2022.07.21 06:00 수정 2022.07.20 14:22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가계부채 부실→금융기관 위기 우려

자본시장 발전…소비자 위한 상품 필요

서울 시중은행의 대출 안내문 ⓒ 연합뉴스

기준금리 인상기조가 강화됨에 따라 자영업자와 사회초년생 등 취약차주들이 부담해야 해야될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직면한 후 가계 회복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기에 더욱 우려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는 곧 우리 경제 가계부채 부실 뇌관이 터질 수 있는 위험 신호로, 방치하면 우리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 부채의 악순환…“가난해서 가난해진다”

이규석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가계부채 현황 분석 및 시사’ 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총생산(GDP)의 3배, 민간소비의 5배에 가까운 속도로 증가하며 전반적인 거시건전성을 심각하게 저하시켜 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의 인상이 이뤄진다면 원리금상환부담 상승으로 인한 가계부채 부실화 위험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급상승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난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물가를 잡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것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최근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 조사 결과 가계대출 평균금리가 7%에 도달할 경우 소득으로 대출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차주들은 190만명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가계의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주요국과 비교 시 매우 높은 수준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 금융시장의 특성 상 외부적인 금융충격에 매우 취약한 구조임을 감안하면, 가계부채의 부실화는 연쇄적으로 금융기관 전체의 부실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내수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불식되지 않음에 따라 가계의 실질소득이 부채에 따른 상환부담을 상회하지 못할 경우 과도한 부채 수준으로 인해 국내 경제도 위기를 맞게 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저소득층(하위 30%) 가구는 자산대비 금융부채 비중(DTA)이 타 소득계층 대비 높고, 부채상환비율(DSR)도 40%를 상회한다. 자영업자 역시 DTA는 타 종사자 지위 가구에 비해 높고, DSR도 39.6%로 DSR의 임계치인 40%에 다다랐다. 39세 이하 청년층 가구 또한 DTA, DSR로 평가한 재무건전성이 타 연령대 대비 취약하다.

대출금리 상승 별 가계 재무건전성 변화 표. ⓒ현대경제연구원
◆ 금융시장 선순환 구조부터…“소비자 위한 대출必”

금융당국과 정부는 은행권에 취약차주 지원을 재차 강조하며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이다. 대표적인 예가 오는 9월부터 시행할 4억원 미만 주택에 적용된 대출 변동 금리를 고정 금리로 전환하는 대책이다. 아울러 생애 최초 주택에 대한 금리 인하도 고려해 함께 살펴보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적절한 대책이라는 평가다. 신지영 현대경제연구원은“정부에의 저소득층 관련 대출제도 구조 전환 정책은 현 상황에서는 적절한 정책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저소득층의 경우 만기연장 등의 단기적인 지원책을 넘어 취약가구 스스로 채무상환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고용시장 정책과 연계하는 등 장기적 관점에서의 종합적 정책의 설계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향후에는 은행권이 정부 입김이 아닌 자체적으로 움직여 시장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 간 경쟁을 활성화해 합리적인 대출 금융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고정금리로 장기간 대출을 해줄 수 있는 자본 시장 발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선임 연구원도 “정부가 차주의 상환능력을 점검하기 위해 사회적 비용과 시간을 들이는 행태를 벗어나 시장에 맡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