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누적 흑자 247억8000만 달러
한은 “경기둔화·원자재가 변동 리스크”
올해 상반기(1~6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가 248억 달러에 육박하면서 한국은행의 전망치(210억 달러)를 상회했다.
유가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하반기 경상수지도 흑자를 기록, 연간 목표치인 500억 달러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다만 주요국 경기둔화, 원자재 가격 변동, 반도체 업황 부진은 변수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전년 동기 대비 32억2000만 달러 감소한 56억1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2달 연속 흑자 기록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경상수지는 247억8000만 달러로 목표치를 달성했다. 경상수지는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상반기 경상수지는 당행 전망치를 상회했지만 흑자폭은 169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17억9000만 달러보다 상당폭 축소됐다”며 “이는 수출은 견조했으나 우크라사태 장기화와 국제 원자재가 급등에 따른 상품 수지 부진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본원소득수지 흑자폭이 축소되고 만성적자 항목인 서비스 수지가 흑자전환한 점은 의미있다”며 “향후 경상수지 흐름에 있어서 주요국 성장세 둔화,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 등이 주된 리스크로 주력 반도체 업황 공개, 글로벌 공급 차질 등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상반기 경상수지에서 상품수지는 200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폭이 184억2000만 달러 축소했다.
상반기 수출은 3551억3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490억9000만 달러 늘었으며 수입은 3351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75억1000만 달러 증가했다. 원자재 수입이 급증하고 자본재와 소비재도 동반 확대된 까닭이다.
서비스수지는 운송수지 호조로 5억 달러 흑자전환했다. 본원 소득 수지는 57억1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흑자폭은 배당소득수지 흑자 규모 축소로 전년 동기 대비 41억1000만 달러 줄었다.
연간 500억 달러 흑자 달성 여부는 수출입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높아 아직은 장담할 수 없지만 하반기도 흑자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출에 비해 수입이 더 크게 증가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상반기는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며 상품수지가 흑자 흐름을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앞서 한은은 경상수지 전망치로 상반기 210억 달러 흑자, 하반기 290억 달러 흑자를 제시한 바 있다.
황상필 국장은 “우리 수입은 에너지 가격에 좌우되는 측면이 커서 이를 제외하면 상반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5%, 수입이 같은 기간 12.8% 증가하며 견실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중계무역 등도 괜찮은 상황으로 유가가 안정적인 흐름만 유지한다면 하반기 경상수지도 충분히 흑자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하반기 경상수지를 좌우하는 것은 유가 변동으로 유가가 하락하면 경상수지가 개선되는 폭이 굉장히 크다.
경기가 악화되면 수출은 둔화될 수 있지만 유가도 상당한 수준으로 하락해 경상수지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이달 말에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수정 전망치를 제시할 예정이다.
황 국장은 “하반기 경상수지는 주요국 성장세 둔화 우려, 글로벌 공급 차질 이런 부분이 얼마나 빨리 해소될지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수입 측면에서는 원자재 가격이 제일 중요한데, 국제 유가 및 곡물 가격 하락이 어떻게 작용할지 그 변동성이 얼마나 클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