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헬스케어·의료기기 기업 韓 방문
독자 개발한 신체 분석 기기·재활 시스템 공개
“한국과 협력 통한 시너지 창출 기대”
헬스케어·의료기기 분야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춘 유럽 스타트업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부터 원격 의료 시스템을 앞세운 치료제까지 유럽 스타트업들은 분야의 경계를 두지 않고 한국과의 협업을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2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열린 ‘헬스케어·의료기기 코리아 2025’에는 의료 장비, 나노 기술, 원격 진료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39개의 유럽 기업이 참여했다.
헬스케어·의료기기 코리아는 주한 유럽연합에서 주최하는 ‘EU 비즈니스 허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국 기업들에게 유럽이 제품이나 서비스 기술을 소개하고 협업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개최됐다.
단일 참가 기업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각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력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있어 한국과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EU) 대사는 “대한민국은 유럽연합의 중요한 경제 파트너로 그간 긴밀한 경제 관계를 구축해 왔다”며 “이번 전시 상담회를 통해 EU와 대한민국 양측에 유망한 기회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인 건강 모니터링을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프랑스 기업 ‘eBIODY - AMINOGRAM’은 생체 임피던스 분석을 통한 신체 측정 기기를 제공, 체형 분석에 대한 관심이 높은 한국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eBIODY - AMINOGRAM의 신체 분석 기기 BIODY XPERT 3는 고령화 사회에서 맞춤형 관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발목과 엄지손가락으로 골격근량, 지방량, 수분 균형 등을 측정하는 기능을 갖췄다.
피어 페리아 eBIODY - AMINOGRAM 대표는 “기기를 통해 측정된 자료는 바로 스마트폰이나 테블릿으로 전송되고 해당 정보는 전문가들만 따로 볼 수 있다”며 “우리의 모바일 솔루션을 이용하면 환자들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자신의 건강 상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페리아 대표는 “한국은 우수한 디지털 기술과 의료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를 찾고 있다”며 “기존 회사 뿐만 아니라 대학이나 연구 기관과의 협력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활 및 물리치료 장비를 제조하는 폴란드 기업 ‘Technomex’는 수치료 장비, 기능적 진단 및 치료 장비, 재활 로봇 등 고도화 기술을 적용한 재활 솔루션을 통해 환자의 회복을 보다 효과적으로 돕는다.
Technomex는 게임을 통해 뇌졸증 환자 등의 재활 치료를 돕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알렉산드로 코툴레키 Technomex 지역 매니저는 “게임을 활용해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것이 아닌 성취를 느낄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돕는다”며 “재활 의료 기관에서는 게임을 하는 환자들의 데이터를 기록하고 분석해 개개인에게 맞는 치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Technomex는 게임을 위한 재활 치료 장비 외에도 수치료 솔루션, 소아마비 환아들을 위한 척추 치료 재활 도구 등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Technomex는 재활센터와 병원을 넘어 스포츠 클럽, 스파 및 웰니스 시설에서도 자사의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코툴레키 매니저는 “홍콩에서는 이미 120여곳의 기관에서 의사 및 재활 치료사들이 자사의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며 “수요가 많은 한국에서도 B2B(기업간 거래) 측면에서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iLoF’는 맞춤형 약물 발견을 위한 디지털 바이오마커 라이브러리를 구축한 포르투갈 기업이다. 인공지능 기반 광학 플랫폼 ‘Optomics’를 통해 생물학적 샘플을 신속하게 분석해 비용 효율적인 치료 솔루션 제공하고 있다.
루이스 발렌테 iLoF 대표는 “현재 글로벌 제약사 및 세계 최고 수준의 중추신경계(CNS) 임상에도 참가하고 있다”며 “해당 임상은 현재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 30개 이상의 지역에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발렌테 대표는 “우리의 인공지능 시스템을 활용하면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때 40% 비용 절감과 70% 시간 절감이 가능하다”며 “해당 AI 기술을 활용하면 난소암 환자의 질병 진행 속도까지 예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국은 높은 기술력과 우수한 의료 인프라를 갖춘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아시아 지역 진출을 확대하고 더 많은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