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변동형 최고 금리 5.978%
고정금리 유리하지만 경기침체 변수
시장금리가 치솟으며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이 6%에 다시 근접했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 속 주담대 고정형과 변동형을 두고 대출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금리 인상기에는 고정형을 선택하는것이 당연히 유리하지만, 최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며 연말 금리가 고점을 찍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제 대출을 받을 때는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적용해 변동금리가 더 낮게 책정된다는 점에서 차주들이 고정형으로 갈아타기를 주저하는 모양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전날 기준 3.92~5.978%로 집계됐다.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3.90~5.832%로 주담대 금리 상단이 6%에 육박했다.
앞서 지난달 12일 5대 은행 변동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6.096%로 6%선을 뚫었다가 은행권의 잇따른 가계대출 인하로 5%대로 내려왔다. 혼합형 역시 지난 6월 14일 금리 상단이 6.61%로 7%를 목전에 뒀으나 은행 가계대출 금리 인하 행렬에 5%대로 앉았다. 그러나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급등하며 조만간 6%를 다시 뚫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동형 주담대의 경우 기준금리가 지속 상승하며, 금리 지표로 쓰이는 코픽스 (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2.38%로 전월보다 0.40%p 상승했다. 혼합형 주담대 또한 준거금리인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도 지난 1월 2%대에서 3%대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영끌(영혼까지 끌어서 투자)・빚투(빚내서 투자)족’의 셈법이 복잡하다. 금리인상기 고정금리를 선택하는것이 유리하다는 전문가들이 조언 속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당분간 기준금리는 계속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한은은 올해 말 기준금리를 3%까지 올릴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시장의 연말 기준금리 예상치는 2.75~3.00% 수준이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코픽스도 뛰며, 변동금리도 올라간다. 연말 주담대 금리가 7%를 넘어 8%까지 오를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관건은 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에도 지속될지 여부다. 채권시장에서는 경기침체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물가를 올리기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하반기 수출이 둔화 등으로 경제성장률이 전망치인 2.7%를 하회할 것이라는 염려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30년물 장기 국채금리가 3년물 금리 아래로 추락하며, 장단기 금리차 축소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 전조로 간주되는데, 최근 변동형 금리가 고정형 금리를 역전한 것도 이같은 이유라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고정금리는 리스크 비용이 금리에 반영되며 변동금리보다 높게 형성되지만, 현재 고정금리 상하단이 모두 변동금리보다 낮은 상태다.
금리가 지속 오르면 장기적으로 고정금리가 안전하지만, 연말 금리가 고점을 찍고 내려온다고 하면 차주들로썬 고정금리 선택 요인이 약해진다. 한은에 따르면 고정금리 비중은 지난 6월 잔액 기준 21.9%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이후로 물가 안정 및 경기 하락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이럴 경우 금리 하락의 기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신규 대출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픽스 금리가 은행 수신금리 인상으로 빠르게 오르는 만큼 변동금리도 더 치솟을 수 있다”며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대환이 가능한 5년형 혼합형 금리를 선택하는것도 방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