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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이 바꾼 가요계①] “위기 속에서 찾은 기회…외연 확장한 대형 기획사들


입력 2022.08.17 15:19 수정 2022.08.17 15:20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올해 음반 판매량 3494만장...역대 최고치 기록

코로나19 확산 이후 음반 판매량 빠르게 증가

BTS 소속사 하이브, 국내 가요기획사 매출 1조 시대 열어

코로나19 여파로 생긴 ‘보복소비’는 가요계에도 적용됐다. 대형기획사를 중심으로 시작된 온라인 콘서트는 기존 오프라인 콘서트의 매출 공백을 일부분 채워줄 뿐 아니라, 실제로 아티스트를 만나지 못하는 팬들의 보복소비까지 더해지면서 앨범 판매 호조로 이어졌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으로 멈춰 섰던 공연이 재개됐음에도 음반 판매량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써클차트 ⓒ써클차트
올해 상반기 음반 판매량 3494만장 기록...지난해 대비 34.6% 증가

서클차트(옛 가온차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물 음반 국내 판매량 및 해외 수출량은 상위 400개 앨범 합산 기준 3494만 장을 기록했다. 전체 음반 판매량은 3500만 장을 상회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34.6%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다.


음반 판매량이 매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건 해외 수출 덕분이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에 따르면 2020년부터 해외 음반 판매량이 국내 판매량을 앞질렀다. 관세청이 발표한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음반 수출량(중량 기준)은 6420톤으로 지난해 상반기 3665톤 대비 75% 증가했다.


올해뿐만 아니라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과 2021년에도 음반 판매량은 꾸준히 파이를 키워왔다. 연도별 상반기 음반 판매량을 보면 2018년 1048만장에서 2019년 1293만장으로 늘더니 2020년에는 1836만장, 지난해에는 2596만장 등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파르게 증가했다.


다수의 아이돌 그룹이 소속된 기획사 관계자 A씨는 코로나19 이후의 변화로 “온라인 공연 및 영상통화 팬사인회 등이 활성화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팬들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창출됐다”면서 “또한 오프라인 공연이 불가능해지면서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음반 판매량이 급상승하게 된 부분도 코로나19 이후의 긍정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 기획사 관계자 B씨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케이팝(K-POP) 시장이 조명을 받기 시작하면서 음반 산업이 수혜를 누렸고, 엔데믹 분위기에서도 이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호황을 이어가는데 성공한 셈”이라며 “무엇보다 특정 아티스트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인 케이팝 시장이 성장하면서 케이팝 수요 전체 총량이 늘었다는 것이 이 같은 호황을 이어갈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뉴시스 ⓒ뉴시스
BTS 소속사 하이브가 연 국내 가요 기획사 매출 1조 시대

이 같은 음반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가요 기획사 매출 1조 시대가 열렸다. 2021년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국내 가요 기획사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것을 비롯해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까지 국내 주요 가요 기획사들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위원회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하이브는 지난해 연결 기준 연매출이 1조2577억원으로 전년 대비 58.0%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903억원으로 31%가 증가했다. 하이브가 연매출이 1조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고, 국내 가요 기획사를 통틀어 최초다.


SM과 YG 역시 사상 최대치의 실적을 달성했다. SM은 지난해 연 매출 7015억원을 냈고, 영업이익은 954.1%나 상승한 685억원을 기록하면서 당기 순이익 1234억원으로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YG는 지난해 매출액 3556억원, 영업익 506억원으로 각각 39.3%, 370.4%씩 증가했다. FNC엔터테인먼트도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2021년 매출액은 전기 대비 약 11% 증가한 581억원이며,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해 23억원을 기록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 C씨는 “코로나19 시기, 위기를 기회로 만든 덕분에 글로벌 시장에서 케이팝에 대한 인식이 달려진 것이 가장 큰 변화”라며 “과거엔 해외 진출을 하기 위해선 아티스트와 기획사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이 필요했다면 지금은 해외에서 먼저 프로젝트 의뢰가 들어온다. 단독 콘서트는 물론, 해외 아티스트와의 합동 공연, 방송 출연 등의 제의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팝이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로 무대를 키우면서 가요 기획사들은 국내외 팬들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콘텐츠 개발에 더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C씨는 “기존의 온라인 공연은 물론, 비대면 플랫폼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소통 방안을 시도하고 접목하고 있다. 국내외 시청자들이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해 음악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을 제공하는 흐름이 더 가속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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