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으로 부동산 투자가 가능한 조각투자가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25일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계속되는 금리 인상 여파로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갈 곳 잃은 유동자금이 조각투자로 몰리고 있다.
조각투자는 한 개인이 거액을 주고 구매해야 하는 상품을 여러 명이 소액으로 조각처럼 나눠 구매하는 형태의 투자상품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조각투자 상품은 미술작품을 비롯해 명품시계, 한우, 건물, 음원 등이 꼽힌다.
그 중 부동산 조각투자는 고액 자산가의 투자상품으로 인식되던 빌딩 등 자산에 일반 개인들이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데다 매각 시 가격 상승분만큼 차익을 남길 수 있단 점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으로는 카사, 루센트블록 소유, 세종텔레콤 컨소시엄의 비브릭, 펀드블록글로벌의 펀블 등이 꼽힌다. 이들 플랫폼은 상업용 부동산을 증권화해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도록 한 부동산 거래소다. 어플을 통해 계좌를 개설하고 공모에 참여하거나 상장된 부동산을 사고 팔 수 있다.
루센트블록의 1호 공모건물인 '안국 다운타우너'는 지난 6월 청약을 진행한 지 2시간여만에 완판됐다. 안국 다운타우너는 개성 있는 한옥 구조로 꾸며진 수제버거 매장이다. 루센트블록에 따르면 최소 5000원부터 일반 투자자의 경우 2000만원, 적격 투자자는 최대 4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이곳 업체는 이달 들어 70~80년대 서양 식물학과를 콘셉트로 한 2호 건물 '이태원 새비지가든'에 대한 공모 청약을 진행했다.
수요자들은 공모 청약이 시작되면 원하는 만큼의 금액을 청약할 수 있다. 수익증권의 배정은 청약에 참여한 순서대로 이뤄지며 청약이 끝나고 수익증권 배정 및 입고가 완료되면 거래가 시작된다.
거래 방식은 희망 금액과 일치하는 판매 금액이 있을 때만 거래가 체결되는 다자간 상대매매 방식을 따른다. 소액 투자로도 배당금을 받거나 매각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주요 조각투자 플랫폼은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아 각 금융업체와 신탁을 체결하고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루센트블록의 플랫폼 소유의 경우, 전자등록기관인 예탁결제원, 계좌관리기관인 하나증권과 협업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식과 같은 상장증권처럼 예탁결제원의 책임 하에 전자자산증권의 거래 관리가 진행된다. 오픈뱅킹 시스템도 지원돼 주거래 은행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사용자가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앞장서서 소비자를 보호하는 제도적 절차를 정비했다"며 "투자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증권에 대한 권리나 법률상 판례, 참여권 및 의결권과 배당권에 대한 해석 등을 모두 구비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조각투자의 편의성이나 상품의 다양성, 기술 잠재력 등을 고려해 향후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진 만큼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투자수요가 더 늘어날 거란 전망이다.
다만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 증권 가격 자체가 떨어질 수 있고 매도 시점이 늦어질 경우 수익 실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