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4일부터 식당‧카페서 일회용 종이컵‧빨대‧나무젓가락 등 사용 금지
코로나 재유행에 따른 소비자반발에 비용부담까지 골머리
오는 11월24일부터 시행되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 조치를 앞두고 외식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위생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높아진 데다 인건비, 식기세척기 등 추가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 때문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11월24일부터 카페나 식당 등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없다. 작년 12월31일 개정·공포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른 것이다.
대상은 일회용으로 만든 컵·접시·용기, 나무젓가락, 이쑤시개, 수저·포크·나이프 등 18개 품목이다.
환경부는 제도 시행 후 계도기간 없이 즉시 단속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위반 때는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게 된다.
아직 시행까지는 약 3개월의 시간이 남았지만 업계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소비자 반발과 비용 문제가 가장 크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기 시작하면서 위생 문제로 일회용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증가할 경우 현장에서 소비자와 매장 관계자 간 갈등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고기구이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매장에서 생수와 종이컵을 제공하는데 손님들의 만족감이 높은 편”이라면서 “환경보호에 대한 중요성은 이해하지만 당장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되면 물컵, 물통은 물론 설거지 할 직원이나 식기세척기를 들여야 하는데 비용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위반 시 외식업계에만 과태료를 물리는 정책은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코로나 때 영업제한부터 시작해 모든 규제는 자영업자들이 가장 먼저 받는 것 같다”면서 “현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안내하고 주의를 줘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법을 지키지 않은 소비자도 함께 처벌해야 제도가 빨리 정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피업계에서는 플라스틱 빨대를 놓고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쌀이나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빨대 등 친환경 제품의 경우 법 위반 여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들 제품의 경우 현재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 빨대에 비해 몇 배나 가격이 비싼데 미리 구매했다가 사용이 불가할 경우 손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등 일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사용 중인 종이빨대의 경우에는 장시간 사용 시 흐물거릴 수 있고 재활용도 어려워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스테인리스 빨대는 세척해 재사용할 수 있지만 구입가격과 설거지 등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소비자 인식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규제 법안으로만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먼저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2018년부터 시작된 만큼 준비기간을 충분히 줬다는 입장인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4년 넘게 소비자 인식을 바꾸지 못한 정부 책임도 있는 것”이라며 “실제 현장에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책임은 자영업자에게 미뤄 놓고 규제를 만들어 집행만 하려고 하는 정부의 방식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