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달 비행방향 전환하는 궤적 수정 성공
내년 1월 관측 장비 작동하면 달 탐사국 등극
러시아·미국·일본·EU·중국·인도 이어 '7번째'
라그랑주포인트 L1에서 '궤적 수정' 정상적으로 수행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국내 기술로 개발된 우리나라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가 지난 2일 오후 5시 궤적 수정 기동(2차)을 정상적으로 수행했다고 5일 밝혔다. 다누리는 한 달 전인 8월 5일(현지시간 8월 4일) 미국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로켓 팰컨9에 실려 발사돼 항행 중이다.
궤적 수정 기동은 다누리가 안정적으로 예정된 궤적을 따라 항해하도록 오차를 보정하는 작업이다. 추력기를 이용해 다누리의 항행 방향, 자세, 속도 등을 조정한다. 이번 2차 궤적 수정 기동은 지구와 달 간 항행에 필요한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는 작업도 포함됐다.
특히 이번 궤적 수정 기동은 라그랑주포인트 L1에서 방향 조정이 이뤄지는데, 이때 비행 방향이 태양에서 달 쪽으로 전환된다. 지상국과의 교신 거리가 가장 멀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궤도 오차가 커지면 태양 중력에 빨려 들어갈 수 있어서 다누리의 궤적 수정 기동 가운데 가장 어렵고 중요한 가동으로 꼽힌다.
실제로 전일 다누리 운영 중 오류가 발생해 해결해야 함에 따라 이날 궤적 수정 기동 시간이 당초 오후 2시에서 5시로 3시간 연기되기도 했다.
2차 궤적 수정 기동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면서 이달 16일로 계획됐던 다음 궤적 수동 기동은 생략된다.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는 오는 12월 17일까지 약 600만km를 항행해 달 궤도에 도착한 뒤 12월 말부터 달 임무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내년 1월 1일 달 도착해 관측장비 작동 시 7번째 달 탐사국 등극
다누리가 달로 가기 위해 선택한 항로는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 Ballistic Lunar Transfer) 궤적이다. 달을 향한 직선거리(38만4000km) 대신 태양, 지구 등의 중력이 균형점을 이뤄 무중력에 가까운 라그랑주 포인트 L1(150만km)까지 간 뒤, 속도를 줄여 태양 쪽에서 달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이후 달 중력에 잡혀 목표 궤도에 진입하는 방식이다.
BLT 궤적으로 달에 진입하는 데에는 약 80∼140일 소요돼 지구에서 직선으로 달로 가는 방식(3일 소요)보다는 훨씬 오래 걸리지만 연료가 적게 소모된다는 장점이 있다.
다누리가 달 100km 상공의 임무궤도에 안착하면 내년부터 하루에 달을 12회 공전하며 1년 동안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탑재된 고해상도 카메라(항우연), 광시야 편광 카메라(한국천문연구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3종의 카메라 등으로 최대한 달의 얼굴과 속살을 탐색하는 임무를 이행한다.
특히 한국이 달착륙선을 보내기 위한 착륙 후보지를 물색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우리 정부는 2030년 1.5t급 이상의 달 착륙선을 자체 발사체를 통해 보내기 위한 기술 개발 준비에 돌입했다. 정부의 기획 연구에 따르면, 달착륙기술검증, 로버를 통한 달먼지 및 주변지형 관측, 월면토의 휘발성 물질 추출 프로세스 기술검증, 원자력전지를 활용한 소형전력장치 실증 등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오는 9월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내년 1월 1일 다누리에 실린 카메라를 비롯한 관측 장비가 정상 작동하면 한국은 7번째 달 탐사국에 등극하게 된다. 지금까지 러시아 미국 일본 유럽 중국 인도 등 6개국만 성공한 일이다. 올해 6월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에 이어 달 탐사에 첫발을 뗌에 따라 한국은 '우주 강국' 꿈에 성큼 다가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