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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 3년 더 간다” 면세업계, 내국인 손님 증가에도 ‘울상’


입력 2022.09.07 06:46 수정 2022.09.07 08:14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지난달 방문자수 1년 전 대비 2배 늘었지만 86%가 내국인

중국 보따리상 매출 80% 차지…외교 갈등으로 불똥 튈까 '전전긍긍'

2019년 국내 면세점 매출이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을 당시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면세점 입구에서 매장 오픈을 기다리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모습.ⓒ뉴시스

면세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면세한도가 확대되고 내국인 손님이 늘고 있지만,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중국 보따리상의 방문과 구매액이 줄고 있는 탓이다.


특히 중국 정부와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당분간은 보릿고개가 더 이어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방문자수는 97만명으로 1년 전인 작년 7월 46만명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중 내국인은 83만명, 외국인은 13만명으로 내국인 비중이 전체 방문자의 85.6%를 차지했다.


반면 매출액은 1조2474억원으로 작년 7월과 비교해 5.3% 감소했다.


구매액이 큰 중국 보따리상 등 외국인 손님이 감소한 영향이다. 7월 외국인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1.6% 감소한 반면 내국인 매출은 두 배 이상 증가한 1300여억원을 기록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 엔데믹 전환에 맞춰 내국인 여행수요가 회복되고 6일부터 면세한도가 기존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되는 등 호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업계의 표정이 밝지 못한 이유다.


최근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일부 상품의 경우 시판 상품과의 가격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심각한 상황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매출 80%’ 면세업계 큰 손 중국 보따리상 감소 직격탄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것은 중국 보따리상의 감소다.


이전에도 달러 강세 현상이 있었지만 당시엔 중국 보따리상이나 외국 관광객으로부터 벌어들인 달러를 통한 환차익으로 상쇄가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 큰 손인 중국 보따리상의 감소로 인해 이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중국 보따리상은 국내 면세업계 매출의 80%를 차지했다.


코로나19로 단체관광객 유치가 어려워졌지만 중국 보따리상이 선호하는 한국 화장품을 중심으로 구매가 늘면서 어느 정도 매출 유지가 가능했다.


영업이익은 적자를 내기도 했지만 매출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자금 순환 등 운영이 가능했다.


그러다 올 들어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보따리상에 대한 중국 정부의 출입국 관리가 강화되고 자국 면세업 육성을 위한 규제 완화까지 더해지면서 한국 면세업계가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종식되고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도 2~3년간은 현재 수준에서 크게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탈중국 기조에 최근 대만, 반도체 등 현안에서도 중국 정부와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경제보복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앞서 2016년 사드 사태 당시에도 중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 유통기업을 비롯해 면세업계도 타격을 받았다.


자국민의 한국 관광을 제한하면서 당시 면세업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중국 단체관광객(유커)의 방문이 사실상 끊기기도 했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동남아 등 다른 해외관광객 유치를 확대하는 등 다각화 전략이 필요한 것은 알고 있지만 중국 보따리상 의존도가 크다 보니 이를 상쇄할 방법을 찾기가 마땅치 않다”면서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내국인 손님 유치를 확대하고 온라인 역직구 사업에 진출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당장은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만, 반도체 등 이슈로 우리 정부와 중국 정부 간 외교마찰이 반복되고 있어 경제보복에 대한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라며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2~3년은 계속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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