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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폭 쪼그라든 경상수지...연간 목표치 달성 ‘비상등’


입력 2022.09.07 10:25 수정 2022.09.07 10:33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7월 흑자 축소…전년比 85.9%↓

상품수지 10여년 만에 '마이너스'

한은 “8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

김영환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7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 한국은행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3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갔으나 역대 두 번째로 큰 축소폭을 기록하면서, 연간 목표치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상수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품수지가 10년여만에 적자로 돌아서면서, 하반기 경상수지 전망도 암울한 상황이다. 당장 8월 경상수지는 이례적인 무역수지 악화로 적자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에 따르면 올해 7월 경상수지는 10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흑자폭은 전년 동기 대비 85.9%(66억2000만 달러) 급감했다. 이는 2011년 5월 79억 달러 적자 이후 11년 2개월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가까스로 흑자를 지켜냈지만 추세를 보면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020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지만, 지난 4월 40억2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무역 적자와 외국인 배당 지급 등에 따른 영향 때문이다. 5월 한 달만에 다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흑자폭은 지속 축소돼왔다.


경상수지 흑자폭은 올해 2월(16억4000만 달러)에 이어 3월(4억4000만 달러) 축소됐으며, 흑자 반등에 성공한 5월(65억5000만 달러), 6월(32억2000만 달러)에도 지속 줄었다.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58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494억6000만 달러)보다 258억7000만 달러 감소한 수준이다.


이같은 추세는 경상수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 적자 전환 때문이다. 7월 상품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67억3000만 달러가 감소하면서, 11억8000만 달러로 적자 전환했다. 상품수지가 적자를 달성한것은 2012년 4월(-3억3000만 달러) 이후 10년 3개월만에 처음이다.


이례적인 상품수지 적자 기록은 중국의 경기 둔화로 수출이 줄어들고, 원자재 및 에너지 급등에 따른 수입단가 상승에 따른 수입 확대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 상승도 수입을 늘리는데 한 몫했다.

경상수지 추이. ⓒ연합뉴스

문제는 무역적자 심화가 확대되며 상품수지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최근 수출이 둔화되고 수입은 늘면서 무역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8월 무역수지는 75억 달러 적자를 내며, 사상최대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여기에 고환율까지 겹치며 무역수지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은은 전날 'BOK이슈노트'에 실린 '최근 무역수지 적자 원인 및 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당분간 무역수지는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수출 둔화와 수입 증가에 따라 적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시장은 ’당분간‘을 3~4개월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장 8월 경상수지도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열린 (잠정) 국제수지 브리핑에서 “8월 통관 무역수지가 이례적인 폭으로 적자를 보여 8월 상품수지도 영향을 받아 적자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상수지도 무역수지가 크게 적자를 보여, 본원수지와 서비스수지를 봐야하겠지만 상품수지가 적자전환되면 경상수지 적자 전환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반기 경상수지 부진이 불가피한 가운데, 연간 목표치 달성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한은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올해 경상수지 연간 달성치를 500억 달러에서 340억 달러로 축소한 바 있다. 주요국 성장세 둔화, 국제 원자재가 변동이 여전한 변수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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