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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집중' 추석 尹대통령, 본격 '외교전' 앞둬…역량 발휘할까


입력 2022.09.13 03:00 수정 2022.09.12 23:13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15일 中 리잔수 방한·18~24일 英·美·加 순방

29일 해리스 美 부통령 방한까지…본격 외교전

미중 갈등 속 해법·경제외교 성과 필요성 제기

대통령실 내부 쇄신·尹 외교 역량 '시너지 효과' 기대감

윤석열 대통령이 6월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이페마(IFEMA)에서 열린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추석 연휴 기간 '민생 챙기기'에 집중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중요한 외교 일정들과 마주한다. 본격 외교전을 맞이하는 윤 대통령이 역량 발휘를 통해 지지율 상승을 이끌 수 있을지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된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해외 순방을 비롯해 이달 말까지 윤 대통령의 앞에 놓인 외교 현안이 상당하다. 먼저 오는 15일 중국 공산당 권력 서열 3위인 리잔수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이 방한해 접견이 예정돼 있고, 18~24일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떠난다. 순방 후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이 오는 29일로 잡혀 있다.


단순히 외교 일정으로 치부하기엔 절정에 달한 미중 갈등의 상황 속에서 신중한 행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중국을 배제하고 한국·일본·대만과 맺고자 하는 칩4동맹(CHIP4) 가입 문제를 비롯해 IPEF(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 에 대해 우리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 여부가 양국 모두를 자극할 뇌관이 될 수 있는 탓이다.


당장 리잔수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의 접견에서 '3불(不) 1한(限)'의 요소였던 '사드 추가배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 '사드 운용 제한' 등을 놓고 강도 높은 입장을 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곧바로 유엔총회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및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는 윤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중국의 국회의장격인 리잔수 위원장을 윤 대통령이 접견하는 것만으로 외교적 파장이 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직후 우리나라를 찾았을 때 윤 대통령이 직접 만남을 피하고 전화통화만 해 '의전 논란'이 불거졌던 바 있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 속 해법 찾기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북핵 대응을 비롯해 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해 우려가 나오고 있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한일 과거사 문제 등 산적한 외교 현안을 마주하고 있다.


따라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로 열리는 장례식과 유엔총회 등 주요국 지도자들이 연이어 총집결하는 이번 기회를 통해 윤 대통령이 보다 명료하고 냉철한 판단으로 외교적 성과를 얻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월 27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1호기 탑승 전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 기업들의 상당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는 IRA 문제와 더불어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통해 경제적 성과를 획득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캐나다를 방문해 리튬, 코발트 등 전기차 핵심 소재의 공급 문제를 의제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것도 경제외교 성과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나아가 지난달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사업 수주에 성공했던 만큼, 지난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에 이어 이번 무대에서도 원전 세일즈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대통령실은 이번 외교 무대에서 지엽적인 문제에 집중하기 보다는 보다 넓은 관점에서 다양한 자유주의 국가와의 연대 형성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고위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대해 "북한 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보다는 소위 '범지구적인 도전'에 대처하는 데 있어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며 "이번 유엔총회의 키워드는 과연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지속될지 그렇지 않을지다"라 바라봤다.


이와 함께 대통령실 측은 이번 순방을 통해 30%대 초반에 머물러 있는 지지율의 반등도 꾀하는 모습이다. 대대적으로 이뤄진 대통령실 내부 쇄신과 함께 윤 대통령의 외교적 역량을 부각시킬 수 있다면 '시너지 효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배경이다.


이를 위해 첫 순방이었던 나토 정상회의에서의 성과가 추후 불거졌던 '일반인 지인 동행' 논란 등으로 인해 가려졌던 점을 상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다자외교무대의 기회가 연달아 생긴 만큼, 대통령실의 역량을 모두 보여주자는 각오로 신중하게 준비에 임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최선의 성과를 거두고 돌아올 수 있게 전념하겠다"고 전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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