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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전쟁터 가야 해'…푸틴 대변인 아들에게 '징집 대상'이라고 전화 걸어봤습니다"


입력 2022.09.22 15:24 수정 2022.09.22 15:00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드리트리 페스코프(좌)와 아들 니콜라이 페스코프(우) ⓒ 우크라이나스카 프라브다

예비군 대상 동원령을 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변인 아들이 전쟁 참여를 거부했다.


우크라이나 언론인을 후원하는 비정부기구 '우크라이나스카 프라브다'는 지난 21일(현지 시각) 러시아의 한 유튜브 채널 기자가 드리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인 드리트리는 '푸틴의 입'이라고 불리는 최측근 인사다.


드리트리의 아들 니콜라이 페스코프에게 전화한 기자는 자신을 '군사위원'이라고 소개한 후 "동원령 대상으로 선정됐으니 다음 날 10시까지 병무청에 오라"고 거짓말했다.


그러자 니콜라이는 "나는 내일 그곳(병무청)에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내가 '페스코프'라는 걸 안다면 당신은 내가 그곳에 있는 게 얼마나 잘못됐는지 깨달을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나는 이걸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라면서 "나는 조국을 지키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내가 그곳에 있는 게 가능한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나는 특정한 정치적 뉘앙스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버지의 권력을 빌어 동원령을 거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답변이다.


니콜라이는 '전쟁에 자원하는 데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나는 (전쟁터에) 갈 준비가 돼 있지만 당신의 요청으로 가지는 않겠다. 푸틴 대통령이 가라고 한다면 가겠다"고 답변했다.


러시아 전략로켓군에서 복무한 것으로 알려진 니콜라이는 푸틴이 발표한 동원령의 적용을 받는 후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주권과 영토 보호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예비군 대상 부분 동원령을 내렸다.


러시아에서 동원령이 내려진 건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 국민 사이에서는 조국을 탈출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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