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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양곡관리법 강행 처리 시도…與, 안건조정위 카드로 제동


입력 2022.09.27 01:00 수정 2022.09.27 05:50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농해수위 여야 의원들, 개정안 상정 이견 못 좁혀

안건조정위 구성…민주 3명·국힘 2명·무소속 1명

윤미향 포함돼 野에 유리한 구도…與 강력 반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병훈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쌀 시장 격리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 상정에 반발하며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요청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야당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26일 여당의 반발로 안건조정위원회로 회부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쌀값 안정화를 위해 쌀 시장격리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국민의힘은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 오후 4시 50분께 전체회의를 열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전체회의 상정 여부와 관련한 여야의 협의가 길어지면서 당초 예정된 시간인 오후 3시보다 1시간 50분가량 늦어진 것이다.


현행법은 쌀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쌀 가격이 5% 이상 떨어지면 과잉 생산된 쌀의 일부를 정부가 매입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는 임의조항이기 때문에 강제 조항으로 바꿔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쌀 공급과잉 심화, 재정 부담 가중, 미래 농업 발전 저해 등 부작용이 크다는 입장이다.


개의 이후 소병훈 농해수위 위원장은 양곡관리법과 관련한 8개 법안을 직권상정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을 안건조정위로 회부할 것을 요청했다. 농해수위 전체 위원 19명 중 11명이 민주당 소속인데다, 비교섭단체 몫의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국민의힘이 시간을 벌 수 있는 카드를 꺼낸 것이다.


국민의힘 간사인 이양수 의원은 "양곡관리법은 여야 합의가 되지 않았고, 이견이 많은데 일방적으로 위원장이 직권상정했기 때문에 이견에 대한 보다 깊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담은 안건조정위를 구성해 본 안건을 심의해줄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양수 국민의힘 간사가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관련해 여야 합의가 되어있지 않은 것에 대해 항의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쌀 시장 격리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 상정에 반발하며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요청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에 따라 소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하고 30분간 안건조정위에 참여할 위원 명단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안건조정위는 여야가 대립 중인 법안을 다수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든 제도로,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구성할 수 있다.


위원장 1명을 포함해 총 6명을 조정위원으로 구성한다. 심사 기간은 최대 90일이며 재적위원의 3분의 2 이상, 즉 4명 이상이 찬성해 안건에 대한 조정안을 의결한다. 조정안이 가결되면 상임위원회의 소위원회를 통과한 것으로 간주해 해당 상임위는 그로부터 30일 이내 해당 안건을 최종 표결에 부쳐야 한다.


농해수위는 이날 오후 5시 41분께 회의를 속개, 안건조정위원 명단을 확정했다. 민주당에서는 신정훈·윤준병·이원택 의원이, 국민의힘에선 홍문표·정희용 의원이, 비교섭단체 몫으로는 민주당 출신의 윤미향 의원이 참여한다. 안건조정위는 오는 30일 이전 개의해 해당 안건에 대해 심사한다.


정가에서는 국민의힘의 안건조정위 회부 결정은 큰 실효를 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곤 국민의힘 의원은 "안건조정위의 원래 취지는 찬성 측과 반대 측이 모여서 숙의하자는 제도"라며 "그런데 이전에 야당에 있던 분이 비교섭단체 조정위원으로 들어온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윤미향 의원은 "저는 무소속이 된 지 오래됐다"고 반박했다.


이원택 민주당 의원은 "현장에서는 농민들이 쌀값 문제 때문에 아우성이다. 그리고 여전히 현장에서는 쌀값이 어떻게 될 지에 대한 의구심, 불안감이 상당히 존재하고 있다"며 "45만t 격리 문제도 있지만 시장에 좀 더 강력한 메시지들이 전달될 때 쌀값이 안정화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양수 국민의힘 간사의 항의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안건조정위를 통해 개정안을 속전속결로 처리할 경우,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개정안 즉각 철회 및 쌀시장의 구조적인 과잉주고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모색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안건조정위 신청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독 처리하면 대통령한테 거부권 행사를 권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해당 법안을 주도하는 것에 대해선 "이 대표가 여러 사법 절차를 밟는 것이 연일 뉴스 초점이 되다 보니, 다른 쪽에서 분란을 일으켜 회피해보려는 것 같다"고 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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