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파운드리 호황 사이클 한계 봉착했다는 지적에도
2분기 삼성전자 예상밖 선전
업계 최초 3나노 공정은 내년 이후 매출 기여할 것
올해 2분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예상 밖의 선전을 하며 1위 대만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소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반적인 시장 위축 현상이 이어지며 당분간 삼성전자의 수익성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 점유율은 1분기(16.3%)보다 0.2%p 증가한 16.5%를 기록했다. 매출은 55억8800만 달러(약 7조9600억원)로 직전 분기(53억2800만 달러) 대비 4.9% 늘었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 및 점유율 확대를 두고 "기존 7·6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에서 난이도가 높은 5·4나노 공정으로 생산능력을 전환하면서 매출이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삼성이 올해 상반기 업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반의 3나노 공정이 내년부터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파운드리 부동의 1위를 차지한 TSMC의 2분기 점유율은 전 분기보다 0.2%p 감소한 53.4%로 집계, 매출은 총 181억4500만 달러( 약 26조1088억원)로 전 분기 대비 3.5% 증가했다. 이에 따라 2위인 삼성전자와 TSMC 간 점유율 격차(36.9%p)는 전분기보다 0.4%p 좁혀졌다.
TSMC 2분기 매출은 3~5위는 대만 UMC(7.2%)와 미국 글로벌파운드리(5.9%), 중국 SMIC(5.6%)가 각각 차지했다. 파운드리 상위 10개 업체의 2분기 총 매출은 331억9700만 달러(약 47조 7870억원)로 전 분기 대비 3.9% 늘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1분기(1%)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그간 파운드리 업계는 코로나 특수로 급격한 매출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이제 그 호황 사이클 역시 어느 정도 한계에 봉착했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2분기 6.2%, 3분기 11.8%, 4분기 8.3%의 성장률을 거둔데 이어 올해 1분기 성장률도 8.2%를 기록했지만 2분기에 접어들며 3%대로 주저앉았다.
트렌드포스는 "가전 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가 감소하면서 고객사들이 재고를 줄이고 있다"며 "다만 3분기엔 고부가가치 공정 주문 증가로 2분기 대비 성장률이 소폭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시장은 10나노 이하 첨단 파운드리 공정의 경우 TSMC와 삼성전자의 양강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삼성은 지난 6월 TSMC보다 앞서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을 양산 라인에 적용해 업계 선두 TSMC를 따라잡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파운드리 시장 전체가 불황에 접어들며 이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TSMC에 앞서 3나노 양산을 시작한 것은 맞지만, 업황 자체가 기울면서 고객사들이 최첨단 공정보다 다소 안정적인 양산이 가능한 4나노 혹은 5나노 공정을 택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며 "메모리 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시장까지 불안해지며 국내 반도체 기업이 당분간 쉽지 않은 도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