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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올해 인사 키워드는 ‘신사업‧외부 인재‧3세 경영’


입력 2022.10.11 06:43 수정 2022.10.07 17:13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올 4월 외부 핵심 인재 영입 위한 전담 조직 신설

37조원 투자 계획 중 바이오, 전기차 등 신사업 40% 차지

신 회장 베트남 출장 동행 등 경영수업 본격화

지난 5월 롯데케미칼 'Every Step for Green' 전시를 찾은 신동빈 회장이 100% 재활용이 가능한 자체개발 HDPE 소재로 제작한 '가능성(Possibility)'호를 살펴보고 있다.ⓒ롯데지주

롯데그룹이 지난달부터 임원 및 승진자를 대상으로 한 인사 평가에 들어간 가운데 올해 인사 방향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상무가 경영 전면에 등장한 데 이어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신사업을 끌고 나갈 새로운 인재 영입이 이번 정기 인사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은 올해 예년보다 한달 정도 일찍 인사 평가를 시작했다.


보통 12월 정기 인사를 실시했지만 임원 인사 평가가 앞당겨지면서 이르면 11월 초중순쯤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작년에도 11월 말 인사를 단행한 바 있으며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인사를 서두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 인사에 미칠 변수가 다양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이 8.15 특사로 사면되고, 37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히는 등 국내외 사업 확장에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특히 기존 그룹의 양대축으로 여겨지는 화학, 유통 외에 신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이에 대한 새로운 인물 영업 가능성이 제기된다. 롯데가 밝힌 37조원 중 40% 이상이 바이오, 헬스케어, 배터리, 전기차 등 신사업에 집중될 예정이다.


올해 신설된 외부 인재 영입 전담 조직도 이를 뒷받침 한다. 지난 4월 롯데지주는 인사담당 조직을 전면 개편했다. 외부 핵심 인재를 확보하고 인재 관리를 전담하는 스타팀(STAR)의 신설이다.


스타팀은 'Strategic Top Talent Advisors & Recruiters Team'의 약자로,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새로운 인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와 7월 진행된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도 ‘인사 혁신’을 강조해왔다.


이후 9월1일자로 김희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롯데인재개발원장(사장)으로 선임되면서 외부 인재 영입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롯데가 인재개발원장을 사장급 외부 인사로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 안팎에서도 롯데가 유통 등 기존 주력 사업보다는 신사업에 대한 인사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롯데는 작년 비즈니스 유닛(BU) 체제를 유통·화학·식품·호텔 등 4개 산업군(HQ·HeadQuarter) 체제로 개편하고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안세진 호텔군 총괄대표,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이사 등 주력 사업 수장들을 외부에서 새로 영입했다.


다만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을 비롯해 롯데마트,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코리아세븐, 롯데하이마트 대표 등 계열사 대표들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교체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올 들어 신 회장과 함께 공식 석상에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도 이번 정기 인사의 변수로 거론된다.


최근 신 회장의 베트남 출장길에 동행한 이후 지난달 2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노무라 교류회'에도 참석하는 등 공개 석상에 연이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경영 수업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상무는 신 회장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신 회장은 대학 졸업 후 일본 노무라 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 일본 롯데상사를 거쳐 당시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을 통해 한국 롯데에 발을 들였다.


신 상무도 대학 졸업 후 노무라증권 싱가포르 지점에서 일을 시작한 이후 일본 롯데홀딩스를 거쳐 현재 롯데케미칼에 근무 중이다.


업계에서는 신 상무가 그룹이 추진 중인 신사업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상무가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서 기초소재 영업과 신사업을 담당하고 있고, 롯데케미칼이 국내 2위 동박 제조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앞두고 있는 만큼 배터리, 전기차 사업이 경영능력을 인정받는 무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는 끝나가지만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이른바 3고 위협으로 기업들의 고민이 깊은 시기”라면서 “대체로 인사를 앞당기고 내년 전략 수립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롯데도 신 회장의 사면 이후 신사업 등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안팎으로 분주한 상황”이라며 “3세 경영 수업도 시작된 만큼 이번 정기 인사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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