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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th BIFF] '액터스 하우스' 배우 한지민의 솔직한 고백


입력 2022.10.08 19:12 수정 2022.10.08 19:12        데일리안 (부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욘터' 온스크린 섹션 초청

한지민이 관객과 함께 함께 배우 인생을 되돌아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는 '액터스 하우스: 한지민'이 진행돼 한지민이 참석했다.


ⓒBH엔터테이먼트

'액터스 하우스'는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동시대 한국의 대표 배우들이 자신의 연기와 작품에 관하여 솔직하면서도 심도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행사다. 이 행사는 유료로 진행되며 수익금 전액은 어린이 구호 활동 기구 세이브 더 칠드런에 기부된다.


무대에 등장한 한지민은 "'욘더'팀과 행사를 다니면서 관객들과 오랜 만에 대면으로 만났다. 단독으로 여러 분을 만날 생각하니 객석이 비어있을까 봐 걱정이었다"며 "주말 소중한 시간에 저를 만나러 와주셔서 감사하다"라고 객석을 채워준 관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한지민은 "사실 이영애 선배님과 같이 하는 걸로 알았다. 선배님 저도 굉장히 좋아해서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싶었는데 혼자 한다고 해서 무서웠다"라며 "두려움도 있었지만 데뷔 이후에 한국에서 한 번도 팬미팅 해본 적이 없었다. 오랜 만에 부산국제영화제가 성대하게 열리기도 하고, 저도 나름대로 데뷔한 지 19년차가 됐다 보니 이런 시간이 소중하다. 귀한 시간일 것 같아 꼭 해봐야겠다고 생각해 용기를 냈다"라고 '액터스 하우스'에 참석한 이유를 밝혔다.


연기 한 지 19년이 된 한지민은 데뷔 과정을 들려줬다. 그는 "사실 꿈이 배우는 아니었다. 학창 시절에 길거리 캐스팅이 유행하던 시절이었다. 중, 고등학생들이 모델로 데뷔하는 일이 유행이고 저도 광고모델로 시작했다. 이후 제가 '올인'이라는 드라마에 송혜교 선배님 아역으로 출연했었다"라며 "많은 분들이 오디션에 참가했었는데 저는 연기에 대해 무지한 상태였다. 왜 내가 됐나 생각해 보니 욕심이 없어서 긴장을 안 했다. 그 분들이 보시기에 긴장을 안 해서 절 캐스팅해 주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드라마 '올인' 이후 스타덤에 올랐던 한지민이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한지민은 "민폐 끼치는 걸 너무 싫어하는데 모든 스태프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고 제가 부족해서 계속 연기를 반복하니 괴로웠다. 매일 집에 와서 울고 그만두려고 했다. 그러다가 드라마 '대장금' 이영애 선배님 친구 역할이 들어왔었다. 그 때 주인공이 아니라 너무 좋았다. 현장에 가서 선배님, 선생님들의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다"라고 말했다.


한지민이 배우를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영화 '청연' 현장이었다고. 한지민은 "지금도 인터뷰 때마다 '청연'의 윤종찬 감독님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린다. 드라마는 씻을 시간도 없이 촬영하던 시절이었는데 영화는 한 컷을 굉장히 공들여 찍었었고, 감독님께서 제 연기에 많이 욕심을 내주셨다. 캐릭터의 감정선을 이끌어주고 디렉션을 받는 느낌이었다. 그 때 술 먹고 주사 부리는 장면을 찍고 처음으로 '해냈다'란 쾌감이 들었다. 계속 해본다면 이런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 더 많지 않을까 싶었다. '청연'이 줬던 기억 때문에 계속 연기를 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밝혔다.


영화를 통해 배우의 맛을 알게 됐다면 드라마를 통해서는 배우란 직업을 감동스럽게 만든 작업이었다. 그는 "드라마는 시청자 반응이 가깝게 느껴진다. 예전에 막연히 나만 잘해야지란 직업이었다면 드라마는 팬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누군가에게 감정을 선물해 줄 수 있는 직업이라고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한지민은 30대가 오면서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고 싶었지만 쉽지 않아 슬럼프를 겪은 경험도 들려줬다.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익숙하게 하는 자신을 발견했다는 한지민은 "'내가 왜 이렇게 비슷한 걸 하고 있지'라는 자괴감에 빠졌었다. 내가 아무리 다르게 하고 싶어도 상황이 비슷하니 변화를 주는 게 쉽지 않았다"라며 "내가 다양성을 찾는다면 영화에서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드라마는 주인공을 하지만 영화에서는 주인공을 하지 않아도 됐다. 영화를 통해 연기를 폭넓게 보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 '밀정', '그것만이 내 세상', '장수상회' 등을 했다. 사이즈는 작더라도 다른 연기를 해볼 수 있어 재미있었다"라고 말했다.


한지민은 자신의 대표작 중 하나로 '미쓰백'을 꼽기도 했다. '미쓰백'은 한지민에게 19회 디렉터스 컷 시상식 올해의 여자배우상, 55회 백상예술대상 여자최우수연기상, 39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38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그는 "'미쓰백' 개봉을 앞두고 욕 먹을 각오를 했었다. 욕을 먹더라도 내가 어떤 마음으로 했는지 들려주고 싶었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지 정말 몰랐다"라며 "이렇게 또 다른 새로운 역할을 망설이기는 시기가 온다면 '미쓰백'이라는 작품을 통해 주저하는 마음보다는 용기가 생길 것 같다. 큰 산을 마주하더라도 조금 더 빠른 걸음으로 넘을 수 있을 것 같은 작품"이라고 '미쓰백'의 의미를 새겼다.


또 하나의 한지민을 빛낸 작품으로는 tvN '우리들의 블루스'로 언급됐다. 한지민은 극중 다운증후군 쌍둥이 언니 영옥을 연기한 바 있다. 한지민은 "다운증후군 뿐 아니라 장애를 가지고 있는 가족을 대변하는 이야기였다.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드라마 촬영 상 컷을 나눠 찍는데 열 번 동안 같은 감정을 유지하는 게 어렵기는 했다"라고 뒷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노희경 작가님이 저에게 영옥 역할을 주신 건 가까운 곳에 장애를 앓고 있는 친구와 가족이 있다"라며 "제가 영옥을 연기하며 실제로 생각한 건 영희를 연기한 은혜 씨의 어머님이었다. 전시회에 갔는데 다운증후군 친구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일대기를 그림카드로 설명을 들었다. 너무 마음이 아팠고, 그런 마음을 담아 어머님과 제 가족들을 생각하며 연기했다"라고 털어놨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온스크린 섹션에 티빙 '욘더'로 부산을 찾은 한지민. 그는 14일 공개되는 '욘더'의 관전포인트도 남겼다. 한지민은 "이준익 감독님의 첫 번째 멜로 타이틀이 붙긴했지만 일반적인 멜로가 아닌, SF와 철학적인 이야기가 담겼다. 쉽지는 않지만 삶과 죽음을 놓고 봤을 때 생각해 볼 수 있는 대사들이 많다. 대사들이 여러분에게 다 닿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가 귀하고 사랑받는 시간을 채워주신 것 가아 감사하다"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지민은 "'욘더'를 찍은 후 행복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었다. 저는 배우이니까 앞으로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여러분들 곁에 있는 배우가 되겠다. 부산국제영화제 많이 즐겨달라"라고 인사를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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