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셀’ 장인 한화큐셀…손맛 아닌 ‘기계 맛’
전 공정 자동화 시스템…최신식 기술로 근무자도 편리
차세대 셀 '탠덤' 목표로 탑콘 파일럿가동 및 시양산
세계 최대 태양광 셀과 모듈을 생산하는 한화큐셀 진천공장의 장인은 작업자가 아닌 기계다. 하루 태양광 셀 200만장을 뚝딱하고 만들어내는 ‘스마트팩토리’의 완전체를 이 곳 진천공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12일 한화큐셀의 한국 사업장 중 하나인 충북 진천공장을 방문했다. 축구장 26개 규모에 달하는 부지 내 세워진 공장은 직사각형 모양의 2개 동만 있어, 단순 명료해보였다. ‘이것저것 복잡한 것 없이 우리는 깔끔히 태양광 셀과 모듈만을 만들고 있다’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진천공장은 연간 셀 4.5GW 및 모듈 1.6GW 생산능력을 갖췄다. 셀을 생산하는 1동과 2동에는 7개 라인과 5개 라인이 각각 깔려있다. 모듈은 3개 라인으로 구성됐다.
전 공정은 스마트팩토리가 도입돼 제품 생산부터 출하까지 모두 자동화됐다. 스마트팩토리는 ▲생산통합관리시스템 ▲웨어러블플랫폼 ▲자동 품질 분석 ▲IoT데이터 수집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처음 본 스마트팩토리의 내부는 마치 ‘창고형 마트’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체를 돌아보는데 40분이 걸릴 정도로 엄청난 면적이었다.
각 자리에 진열된 것 같은 장비와 로봇들은 설정된 데이터에 따라 척척 움직이고 있었고, 직원은 거의 보이질 않았다. 천장은 철도길, 바닥은 도로와 같은 풍경이었다. 위로는 컨테이너벨트가 이어져 제품들이 이동됐고, 밑은 제품들이 이동수단에 실려 이동되고 있었다.
소수의 작업자들은 손목에 찬 ‘스마트밴드’로 기계를 손쉽게 관리하고 있어, 어렸을 때 상상했던 미래 공장 모습과 오버랩됐다. 이는 지난 2018년 도입한 ‘웨어러블(Wearable)’ 장비로 오류가 발생할 경우 실시간으로 이 스마트밴드에 알림이 떠 그때마다 직원들은 오류 및 불량품을 확인한다고 한다.
섬세한 공정도 모두 기계가 처리하고 있었다.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기계로 재료가 겹겹이 쌓인 셀은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빠른 작업 속도와 함께 장비 앞 설치된 모니터에 제품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입력되면서 높은 정확도도 자랑한다. 모니터는 일정 라인의 효율과 수율을 나타내는 대시보드 역할을 하고 있다. 시간은 10분 단위로 촘촘히 기록되고 있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장비는 재료를 얼마나 넣어야 할지 등 효율적인 라인 생산 방법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여기서 200만개에 달하는 정보가 매일 쌓이고 데이터화 된다”며 “자동화 공정은 굉장히 유용하기 때문에 스마트 공정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팩토리를 중심으로 생산되는 한화큐셀의 셀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입증됐다. 한화큐셀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오는 2026년 6월 차세대 태양광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 기반의 탠덤(Tandem) 셀도 양산하겠단 목표를 세웠다. 탄뎀은 ‘협력 관계’를 의미하는 단어로, 둘 이상의 구성요소가 각자 장점을 발휘하고 협력해 최대의 결과를 창출하겠단 의미로 이름이 붙여졌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차세대 셀을 개발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며 “그렇기에 현재 탑콘 생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중간 단계로는 2023년 4월 상용화를 목표로 탑콘(TOPCon)셀을 개발하고 있다. 탑콘셀은 전기적 손실을 최소화해 효율을 개선한 고품질 제품이다. 현재 셀 효율이 22~23%되는데, 탑콘은 24~25%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기존 퍼크(PERC) 기반 제품 대비 원가는 10% 절감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현재 파일럿라인을 가동해 시양산 중이며, 시양산 수준은 현재 24.3%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탑콘은 지금 파일럿라인을 통해 테스트 중으로 내년도부터 라인을 확장하고 생산능력(CAPA) 기준 1.5GW 생산 체제를 내년도에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