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도 헤르손주 수반 “주민 안전 위해 이동 시작”
푸틴 대통령, 최종 병합 선언한지 불과 2주 만에
전날까지 이틀간 대피한 주민 5000여명 달해
러시아가 개전 이후 처음으로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州)에서 주민 대피가 시작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곳에 대한 최종 병합을 선언한 지 불과 2주 만이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측이 임명한 헤르손 행정부 수반인 블라디미르 살도는 19일(현지시간) 온라인 방송을 통해 “주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드니프로강 서안의 민간인 이동이 시작됐다”며 “앞으로 6일간 매일 약 1만명씩 점진적으로 떠날 것이다. 러시아에선 이미 민간인 수용을 위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전날까지 이틀간 대피한 주민은 5000명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헤르손주 당국에 따르면 자발적 이주의 비용은 지원되며, 민간인은 향후 7일간 헤르손 지역 진입이 금지된다. 헤르손을 떠난 주민들은 러시아나 러시아군이 점령한 지역으로만 이동할 수 있다.
살도 수반은 “러시아군은 헤르손에 계속 주둔하며, 민간인 이동은 우리 군이 더욱 단호하게 (우크라이나군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이날 헤르손 시내와 지역 기반시설에 대한 포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 합동군 총사령관은 국영 ‘로시야24’ TV와 인터뷰에서 헤르손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러시아군은 향후 신중하게 행동하되 복잡하고 어려운 결정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황에 따른 일부 철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러시아군이 지난 몇 주 동안 헤르손 지역에서 20~30㎞ 정도 후퇴했으며, 우크라이나를 가로지르는 드니프로강 서안에 고립될 위기에 처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일 러시아 의회가 보낸 도네츠크,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등 4개 지역 합병 관련 법률에 서명함으로써 점령지 병합 절차를 완료했다. 이 중에서도 헤르손은 러시아가 개전 이후 최초로 점령한 우크라이나 내 주요 거점이자, 가장 강한 통제권을 행사하던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