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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하니 이자 두 배"…마통 평균 금리 6% 넘었다


입력 2022.10.24 10:10 수정 2022.10.24 10:15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5대 은행 상단 6.15%…올해 1.6%P↑

빚 상환 행렬…전월比 신용대출 2조↓

서울 서초구의 한 시중 은행지점 입구에 전세 자금 대출과 직장인 신용대출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 연합뉴스

인터넷은행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중인 A씨(여·36세)는 최근 금리 상향 안내 문자를 받고 깜짝 놀랐다. 올해 1월 개통 당시 4000만원을 연 3.97%에 빌렸는데, 이달 대출금리가 5.94%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불과 9개월만에 금리가 약 2%p가 뛰었다.



시중은행의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하고 있는 B씨(남·42세)는 대출금리가 8%를 넘어서자 대환(갈아타기) 대출을 고려하고 있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청약저축통장 등을 담보로 하는 예금담보대출이나 전세대출을 살펴보는 중이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치솟는 가운데 마이너스 통장 평균 금리도 6%를 뚫었다. 일선 영업점에서의 신규 상품 금리는 연 8%를 넘는 상황. 이자폭탄에 ‘영끌(영혼까지 끌어서 투자)・빚투(빚내서 투자)’족들의 상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마이너스 통장 평균 금리는 연 5.32~6.15%로 금리 상단이 6%대에 진입했다. 금리가 높은 순서대로 ▲KB국민 6.15% ▲우리 5.93% ▲신한 5.78% ▲하나 5.57% ▲농협 5.32%다.


금리 상단만 놓고 보면 올해 1월(4.52%) 대비 1.63%p가 올랐다. 통상적으로 신용대출이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금리가 갱신되는 것을 고려하면, 상승폭이 빠른 수준이다. 평균 금리는 고신용 차주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까지 포함되는 만큼, 실제 차주별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상환 부담은 더욱 높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구간별로 살펴보면, 저신용자들이 몰려 있는(신용점수 650~601점) 구간의 마이너스 대출 평균 금리는 신한은행이 11.15%로 가장 높았다. 마이너스 통장을 포함한 신용대출은 주로 비상금이나 주택매매로 사용되는 만큼, 차주들의 한숨도 깊어가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 가산시장 열풍이 불면서 MZ세대들은 신용대출을 받아 주로 주식, 암호화폐 등에 투자했다. 그러나 거시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가상자산 수익률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5대 은행 마이너스 통장 평균 금리 상단 비교 그래프. 은행연합회 참고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이에 따라 차주들이 대출 갚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9월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59조5000억원으로 전월 보다 1조2000억원 줄었다. 이중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한 달 새 2조1000억원이 급감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연속 하향세를 이어간 것이다. 9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는 9000억원 늘었다.


신용대출 금리는 앞으로도 오를 전망이다. 미국의 긴축정책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국은행도 다음달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3번째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까지 거론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레고랜드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로 채권시장이 냉각되자, 은행권에서는 기업 대출 자금 조달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채를 더 적극적으로 찍어내고 있다. 은행채는 대출금리를 결정하는 지표 중 하나다. 은행채 발행 증가로 대출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은행 주담대와 전세대출도 모두 7%를 돌파했다. 지난 22일 기준 NH농협을 제외한 4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는 5.090~7.308%, 고정형 주담대는 5.210~7.621%로 집계됐다. 전세대출은 4.540~7.057%를 기록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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