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역 무정차 요청 진실공방…경찰? 서울교통공사? 누구 말이 맞나

경찰 “용산서 112상황실장, 29일 오후 9시38분께 무정차 통과 요청”

공사 “용산서, 참사 발생 1시간 뒤 무정차 통과 요청”

급기야 통화기록 공개한 경찰 “참사 후 요청? 용찰서 112실장과 1분17초간 통화”

경찰청 ⓒ데일리안 DB

경찰과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무정차 요청을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태원 참사 전’ 교통공사에 지하철 무정차 요청을 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교통공사는 참사 후 1시간이 지나서야 요청이 왔다고 반박했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이태원동 관할인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은 지난 29일 오후 9시 38분께 교통공사에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다. 첫 신고 시각(오후 10시 15분) 약 37분 전이다.

그러나 교통공사 측이 ‘승하차 인원이 예년과 차이가 없다’며 정상 운영을 결정했다는 것이 경찰의 주장이다.

문제는 이 같은 주장이 교통공사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이다.

교통공사는 경찰 주장에 “사실 무근”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교통공사는 이태원역 무정차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을 두고 비판이 일자 용산경찰서가 참사 발생 약 1시간 뒤인 지난 29일 오후 11시 11분께 112상황실을 통해 이태원역에 지하철을 무정차 통과시킬 수 있는지를 문의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경찰은 참사 사흘 전인 26일 용산경찰서와 용산구청·이태원관광특구상인연합회 등이 참석한 ‘핼러윈 기간 시민 안전 확보 간담회’에서도 이태원역장에게 대규모 인파가 모이면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 같은 요청에 “이태원역장이 ‘그동안 핼러윈 때 이태원역을 무정차로 운행한 사례는 없지만, 필요할 경우 현장에서 판단해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고 강조했다.

당일 핼러윈 축제로 10만명이 넘는 사람이 이태원동 일대를 찾으면서 해당 골목엔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몰렸고 결국 154명이 숨지는 대참사로 이어졌다.

그러다보니 사고 당일 오후 늦게 이태원 일대가 인산인해를 이루며 포화상태에 이른 점을 고려해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조치를 통해 한시적으로나마 인파를 분산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교통공사가 반박하자, 경찰은 통화 기록을 공개하며 재반박에 나섰다. 경찰은 “교통공사 관계자가 오후 9시38분 용산경찰서 112실장에게 전화를 했으나 끊어졌고, 용산경찰서 112실장이 즉시 역발신해 1분17초 동안 통화하며 무정차 요청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교통공사가 최초 통화로 주장한) 오후 11시11분엔 통화한 기록이 없다”며 “오후 11시23분에 교통공사 관계자가 용산경찰서 112실장에게 전화를 했으나 사건 수습에 몰두하느라 전화를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