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부터 서울우유 등 유업체 가격 인상
“300원 보증금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으로 인식”
이달 중순부터 주요 유업체들이 우유 가격을 인상하면서 커피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겨울철에는 우유가 사용되는 메뉴 비중이 높은데 이미 한 차례 이상 가격을 올린 상황이라 추가 인상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종, 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 시행되는 일회용품 보증금제까지 앞두고 있어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인상 폭은 클 수 밖에 없다.
국내 1위 서울우유를 비롯해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 주요 유업체들은 이달 중순부터 흰우유 등 주요 유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원유 가격 인상에 따른 것인데 이번 가격 인상으로 서울우유(흰 우유) 1000㎖의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2710원에서 2800원 후반대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우려했던 3000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원가 압박을 느끼고 있는 커피업계로서는 부담이 크다는 반응이다.
특히 계절적으로 찬바람이 부는 겨울철이 우유가 들어가는 라떼 종류의 판매 비중이 높은 만큼 체감하는 가격 부담이 더욱 크다는 것이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낮춘 가성비 브랜드 가맹점이나 개인 커피전문점에서는 벌써부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 현재 판매하고 있는 카페라떼 한 잔이 2700원~3000원 사이에 형성돼 있는데 현재 가격으로는 고정비를 감당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개인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이미 여름에 한 차례 가격을 인상했는데 커피 원두 가격도 그렇고 이번에 우유 가격까지 오르면 추가 인상 밖에는 답이 없다”면서 “일반 우유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멸균 우유를 써볼까도 고민해봤지만 맛이나 향이 다르다는 의견이 많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유값이 올라서 그런지 생크림이나 휘핑크림 가격도 많이 올랐다”며 “우유가 들어가는 메뉴를 줄이고, 차 종류를 늘리거나 베이커리 메뉴를 변경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달 2일 세종, 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 도입 예정인 일회용컵 보증금제도 업계의 부담을 한층 높이고 있다.
보증금제가 시행되면 해당 지역 소비자들은 대상 외식업체에서 일회용컵 사용 시 자원순환보증금 300원을 먼저 지불하고, 일회용 컵을 반납할 때 금액을 돌려받게 된다.
보증금이기 때문에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판매 가격 인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우유 가격 인상분을 반영한 소비자 가격 인상에 300원의 보증금까지 더해질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는 큰 폭의 가격 인상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가맹본부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세종, 제주 등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지역 매장에 대해서만 공급물품의 가격을 낮출 경우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커피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세종, 제주지만 결국엔 전국 시행으로 가게 될텐데 제도 시행 초기에는 상당 기간 동안 가격 상승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결국엔 판매가격 인상으로 가야하지만 물가에 대한 정부나 여론의 부정적인 분위기가 강해 당장은 지켜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