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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우여곡절 끝에 '이태원 참사 국조' 의결…친윤은 빠졌다


입력 2022.11.25 01:00 수정 2022.11.25 01:0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국민의힘, 국정조사 대상기관서 '대검' 제외 요청

여야, '대검 마약수사 관련 부서장만 조사'로 합의

254명 중 찬성 220표…'45일간 국정조사' 돌입

본회의서 與 의원 중 일부 '반대' 및 '기권'표 행사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계획서 승인의 건이 가결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계획서가 24일 우여곡절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조사 대상에서 대검찰청을 빼달라는 국민의힘의 요구에 한 차례 삐걱거리기도 했지만, 여야가 '마약 수사 관련 부서장'만 부르는 선에서 추가 합의에 성공하면서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 '친윤(親尹)'으로 분류되는 일부 의원들이 합의문에 대검을 조사 대상으로 명시한 걸 두고 잘못된 합의라는 취지로 반대 의견을 내면서 당내에서 이견이 감지되기도 했다.


여야는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계획서'를 재석 254명 중 찬성 220표로 통과시켰다. 반대는 13표, 기권은 21표였다. 국정조사 기간은 이날부터 내년 1월7일까지 45일간이다. 앞서 국민의힘이 주장했던 대로 국정조사 특위는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될 때까지는 자료와 증인채택을 위한 예비 조사를 진행한다. 본격적인 청문회와 현장조사 등은 예산한 통과 이후 실시된다.


쟁점으로 떠올랐던 조사 대상은 대통령실 국정상황실,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대검찰청,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용산구 등으로 확정됐다. 여야는 해당 기관들을 대상으로 안전관리대책 미비와 참사 발생 초기 부실 대응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하지만 본회의 통과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국민의힘 소속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들이 대검을 조사 대상에서 제외해달라며 이날 오전 회의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국조특위는 우상호(위원장)·김교흥·권칠승·신현영·윤건영·이해식·조응천·진선미·천준호 등 민주당 9명, 이만희·김형동·박성민·박형수·전주혜·조수진·조은희 등 국민의힘 7명, 장혜영 정의당·용혜인 기본소득당 등 총 18명으로 꾸려졌다.


국민의힘 위원들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이후 대검이 경찰의 인력 배치에 대한 지휘권을 상실한 만큼 민주당의 '마약과의 전쟁'에 경찰 인력을 대거 투입해 참사가 벌어졌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위 여당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조사 범위라든지 대상기관 이런 것들이 목적에 맞게 진행돼야 하는데 대검은 경찰의 마약수사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대검 같은 경우 저쪽서는 다른 이야기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국정조사 범위에 대검이 대상이 안 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의원총회를 열고 2시간에 걸쳐 대검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논의하고 '대검 마약 관련 부서장으로 증인을 한정'하는 조건으로 국정조사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주 원내대표는 의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검찰청은 마약수사 부서에 한해서만 하는 것으로 하고, 마약 관련 질의를 하는 것으로 만족스럽지 않지만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회의에선 의총과 다른 의견이 나왔다. 공교롭게도 친윤계 의원들이 반대 혹은 기권한 것. 이날 본회의에서 장제원·윤한홍·김기현·박성중·이용 의원 등 대표적 친윤계 의원들은 국조 계획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유상범·박수영 등은 기권했고, 권성동·정점식·이철규 의원 등은 불참했다.


장제원 의원은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에) 반대니까 반대했다"고 말했고, 김기현 의원은 "죽음을 자꾸 정쟁화해서 제2, 제3의 가해 행위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서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친윤그룹이 반대 및 기권표를 던진 것이 대통령실의 뜻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국회를 찾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상이 아닌 기관들을 부르는 부분은 목적에서 어긋난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대검이 들어가는 게 말도 안 되는 이야기여서 다시 논의하자는 얘기가 나와서 의총을 길게 했던 것"이라며 "대통령실에서 연락이 있었는지 자체는 모르겠지만 분위기 같은 걸 보면 반대의견이 나올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라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 주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헌법기관이니까 각자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국정조사)을 정쟁으로 흐르지 않도록 하고 이재명 대표를 방탄하는 데 활용하지 않으면 한다"며 말하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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