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0.25%P 또 인상
코픽스 3.89%…주담대 8% 임박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또 다시 인상했다. 이로써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제로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는 단숨에 3%포인트(P) 가까이 치솟았다.
이에 연내 은행권 대출금리가 8%를 돌파하면서 차주들은 이자부담에 등골이 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5.31∼7.17%로 집계됐다. 특정 시중은행에서는 취급 비중이 미미하긴 하지만 8%를 넘긴 변동형 상품도 등장했다. 고정형 금리는 해당일 기준 연 5.03∼6.49%로, 은행채 5년물 금리와 연동된 신용대출 금리는 연 6.18∼7.48%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2%대 수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상승 곡선이다.
한은이 이번 달에도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주담대・신용대출 금리는 더 상승할 예정이다. 한은은 전날 열린 금통위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3%에서 3.25%로 올렸다. 이로써 지난해 8월 0.5%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는 1년 3개월만에 2.75%p 급등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중은행은 이를 반영해 예적금 금리를 높이고, 이로 인해 자금조달비용이 올라가면서 코픽스와 대출금리가 상승한다.
실제 신규취급액 기준 자금조달지수(코픽스·COFIX)는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 되기 직전인 지난해 5월 0.82%에서 지난달 3.89%를 찍으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1년 5개월 동안 3.16%p가 뛴 것이다. 이달 한은의 금리 인상분이 반영되면 4%를 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에 따라 차주 이자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에 따르면 주담대 3억원을 금리 2.5%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으로 빌리면 월 상환액(원금+이자)은 약 118만원이 나온다. 그러나 금리가 5.5%로 뛰면 월 상환액은 170만원, 7%로 뛰면 199만원까지 늘어난다.
설상가상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한은도 양국간 금리 격차가 확대되지 않게 금리인상으로 대응해야 한다. 채권시장에서는 한은 최종 기준금리를 3.5% 이상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시중은행 대출금리 상단은 9~10%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온다.
다만 시중은행들은 한은 기준금리 인상을 곧바로 수신금리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12일 한은이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밟았을 때, 당일 직후 경쟁적으로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던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자금경색 우려로 금융권에 수신금리 경쟁을 자제하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3일 '금융권 자금흐름 점검·소통회의'에서 “과도한 자금확보 경쟁은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이어져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과당경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