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군의 드론 공격으로 판단
미국, “본토 공격 지원하지 않는다” 강조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멀리 떨어진 러시아 본토의 군사시설 3곳이 잇따라 공격받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가안보위원회를 소집했다. 공격을 우크라이나의 소행으로 규정하고 있는 러시아가 공습 강도를 높이거나 다시 핵위협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 타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90㎞ 정도 떨어진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 당국은 6일(현지시간) 쿠르스크 공항이 드론 공격을 당해 유류 저장소에 불이 났다고 밝혔다. 로만 스타로뵤트 주지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일부 독립 언론들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80㎞ 떨어진 산업 시설도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시설에 대한 공격은 유류 저장시설을 겨냥했지만, 목표물을 맞추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내 안보' 보장을 위해 국가안보위를 소집했다고 AFP통신이 크렘린궁을 인용해 전했다. 회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 이틀 연속 발생한 러시아 내 군사시설 공격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영토에 대한 테러에 맞서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5일 러시아에서는 서부 랴잔주의 댜길레보 공군기지, 사라토프주 엥겔스 공군기지 2곳의 군사비행장에서 폭발이 일어나 3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두 기지는 러시아의 전략폭격기 ‘투폴레프 티유(TU)-95’가 발진하는 기지이며 특히 댜길레보 기지는 수도 모스크바에서 불과 200여㎞ 떨어져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공식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규정하고 보복으로 5일 하루에만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70여 발을 발사했다.
이에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국경을 넘어 러시아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타격을 권하지도, 지원하기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인들이 자국을 지키는 데 필요한 장비를 확보하는 것은 확실히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