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근 부장판사 "소설 써 온 사람들에게 빌미 제공…대법원장께 부담 줘 사퇴"

서울중앙지법원장 후보 자진 사퇴…청주지법원장은 최종 후보 탈락

송경근 "사퇴 생각 여러 번 했지만 우유부단함으로 시기 놓쳐"…김명수 측근 논란 반박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중복 천거 놓고 김명수 측근 인사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

서울중앙지법원장, 김정중 민사 2수석부장판사·반정우 부장판사 최종 후보로 추천

서울중앙지방법원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중앙지방법원장과 청주지방법원장에 중복으로 입후보하며 논란의 중심에 선 송경근 서울중앙지법 민사 1수석부장판사가 지난 12일 중앙지법원장 후보에서 자진 사퇴했다.

송 부장판사는 득표율이 저조해 청주지법원장 최종 후보에는 포함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두 법원 모두에서 법원장이 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복수 언론에 따르면 송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소속 판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오늘 아침 후보 사퇴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청주지법원장으로 먼저 천거된 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천거해 주신 분들의 뜻을 차마 무시할 수 없어 마감 직전 일단 동의서를 제출하긴 했었다"며 "사퇴할 생각을 여러 번 했지만 제 우유부단함으로 인해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고 전했다.

그는 대법원에 최종 추천될 경우 "지금까지 계속해서 소설을 써 온 사람들에게 빌미를 줘 법원과 최고 사법행정권자에게 더 큰 부담을 드릴 수 있기에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면서 제기된 의혹을 에둘러 반박하기도 했다.

송 부장판사는 진보 성향 판사 모임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송 부장판사의 '중복 천거'를 두고 김명수 대법원장 측근 인사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송 부장판사의 사퇴로 중앙지법은 오는 15일 대법원에 김정중 민사 2수석부장판사와 반정우 부장판사를 최종 후보로 추천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지법은 임병렬 부장판사와 김양희 부장판사를 대법원에 최종 후보로 추천하기로 했다. 송 부장판사는 이달 5~6일 진행된 청주지법 법원장 후보 추천 투표에서 득표율이 10% 미만에 그치며 최종 후보에 들지 못했다. 대법원 예규에 따르면 법원장 후보 추천 투표에서 10% 이상 득표한 후보만 최종 추천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