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주축으로 한 세트 상품 수요 둔화
애플, 아이패드 등에 OLED 탑재 유력
차량용 OLED 시장 성장세도 눈길
TV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가가 최근 하향세를 멈추고 일시적으로 가격 상승을 이어갔던 것과 반대로 태블릿·노트북 등 IT기기의 수요 둔화가 이어지면서 LCD 시장이 다시 축소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대형 IT 업체가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IT기기를 선보일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오며 TV를 제외한 IT용 OLED 시장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LCD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세계 1위·2위 TV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출하량을 하향 조정하고 패널 재고 소진에 집중한 결과다. TV용 패널가는 상승세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했지만, 태블릿·노트북 등의 IT 기기 수요가 둔화된 탓도 크다. 시장에서는 IT용 LCD 패널의 수요 부재가 이어지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시장은 경기 침체 중에도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성장세를 보이면서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OLED로의 전환이 확대되면서 TV용 패널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하고 스마트폰의 OLED 탑재율이 늘어나면서다. 또한 TV·스마트폰 외에 IT용 OLED 출하량이 본격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PC, 태블릿, 모니터, 노트북 등 IT용 OLED 출하량은 2024년부터 성장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IT용 OLED 시장은 노트북용 OLED가 주도해 연평균 22.9% 성장률로 2027년에는 1970만대가 출하될 예정이다. 실제로 올해 TV 및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감소한 것과 반대로 IT용 OLED 패널 출하량은 노트북이 전년 대비 10%, 태블릿이 32%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근 애플 등이 태블릿과 노트북에 OLED를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추가로 나오면서 업계의 IT용 OLED 사업성에 파란불이 켜진 상태다. 12일(현지시간) 디스플레이 리서치 업체 DSCC(Display Supply Chain Consultants) CEO 로스 영에 따르면 2024년형 맥북 에어 및 아이패드 프로에는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확률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 애플 제품군에서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기기는 아이폰과 애플 워치 뿐이다. 대다수의 아이 패드 및 맥북 등에는 미니 LED를 주력으로 한 LCD 디스플레이 패널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역시 '2022년 하반기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에서 "2024년 이후 애플이 IT용에서도 OLED를 적용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부품업계 큰 손 애플을 시작으로 IT 제품에 대한 OLED 패널 탑재가 점차 늘어나면서 디스플레이 업계는 이같은 IT용 OLED패널 시장을 떠오르는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을 제외한 IT제품의 대부분이 여전히 LCD 패널이라는 점을 감안할때 이를 향후 OLED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장세에 따라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해당 사업 부문에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8월 IMID 2022(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에서 "2024년 가동을 목표로 8세대 IT용 OLED 생산라인에 투자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8세대(2200×2500㎜)는 원장 크기가 6세대(1500×1850㎜)보다 커 한 번에 더 많은 패널을 만들 수 있다. 생산 기간이 줄고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역시 비슷한 시기 개최된 'K-디스플레이 2022'에서 "대형 OLED 및 IT 패널이 호환성이 있다"며 IT용 OLED 신규 투자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부문 대비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중소형OLED 강화를 위해 지난해 3조3000억원 규모의 생산 라인 증설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투자에 착수한 상황이다.
이외에 차량용 OLED도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차량용 OLED 역시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강점을 갖는 분야로, 올해부터 54.7%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차량용 OLED 시장 규모 자체는 지난해 기준 1억2000만달러에서 2025년 기준 5억3000만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OLED 시장은 그간 스마트폰과 TV가 수요를 이끄는 한 축이었으나 앞으로는 기존 축에 더해 노트북이나 태블릿 등 IT기기가 함께 수요처 확장을 이끌어내지 않을까 싶다"며 "아울러 차량용 OLED 의 가파른 성장세 역시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