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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 vs 글쎄"…낸드 매출 첫 추월, 변곡점에 선 삼성 파운드리


입력 2022.12.15 06:00 수정 2022.12.15 06:00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3분기 삼성 파운드리 매출, 낸드 앞질러

파운드리 자체 성과로 보긴 어려운 측면도

TSMC와의 점유율 격차, 더 벌어진 상황

"업력 기간·기술력 고려하면 선방" 평도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는 모습.(자료사진)ⓒ삼성전자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1등 TSMC와의 격차가 기존보다 더 벌어진 가운데 삼성전자의 3분기 파운드리 매출이 낸드플래시를 처음 앞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향한 다소 교차되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올해 3분기 55억8400만달러, 한화 약 7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 분기 대비 0.1% 줄어든 금액이다. 시장 점유율 역시 전 분기 대비 0.9%p 감소한 15.5%를 기록했다.


지난 2분기보다 매출이 소폭 줄어든 상황임에도 올 3분기 삼성 파운드리 매출은 눈길을 끌고 있다. 낸드플래시 매출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매출이 낸드를 웃돈 것은 2017년 삼성이 파운드리 시장에 뛰어든 후 처음이다.


이날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낸드플래시 매출은 43억 달러로 한화 약 5조77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기 매출 기준이긴 하지만, 삼성 파운드리 사업 매출은 74억 달러를 기록한 D램에 이어 삼성 반도체 먹거리 2위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이를 자세히 뜯어보면 파운드리의 실적 강화라기보다 그간 삼성 주력 사업이었던 낸드플래시가 오히려 부진했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최근 업계 1위 TSMC와의 점유율 격차 증가로 위기에 처한 파운드리 사업부 못지 않게 현재 불황으로 가라앉은 낸드 매출이 더욱 급감한 것이기 때문이다.


낸드플래시 등을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는 시황에 따라 변동이 크다는 특징이 있어 기업 입장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내기가 다소 어려운 분야다. 이에 삼성전자는 2017년 5월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했다. 파운드리는 메모리에 비해 적용 분야가 넓고 고객사 주문을 받은 이후 생산하는 방식이어서 사업이 안정성을 가지는 측면이 있다.


출범 5년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빠르게 점유율을 끌어올려 글로벌 4위에서 2위로 올라선 저력을 보였다는 점은 삼성 파운드리 사업의 희망으로 꼽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1위 TSMC의 시장 지배력이 막강해 양사 간의 격차가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 삼성전자가 뛰어넘어야 할 난제로 지목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장 점유율 2위를 수성하고 있지만, 3분기 기준 현재 TSMC(점유율 56.1%)와의 점유율 격차는 40.6%p로 벌어지며 이전 대비 더 크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년간 가파르게 치솟았던 삼성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지난 2018년 19.2%를 찍고 올 3분기 15.6%까지 내려왔다.


또한 삼성의 경우 종합 반도체 회사로, 파운드리 사업만 전문 분야로 하고 있는 TSMC와 업력 차이만 해도 30년 가까이 난다. 특히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 제고나 그로 인한 고객사 확보 부분에서 아직 큰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점이 큰 취약점으로 지적되는 점이다. 수율이 낮으면, 수익성 악화는 물론 고객사에 안정적인 제품 납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때 제품을 받을 수 없다면, 고객사 입장에서 어떻게 믿고 맡기겠느냐. 그래서 수율이 곧 신뢰라는 공식이 파운드리 시장에서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이같은 난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기술력 카드를 꺼내든 상태다. 올해 세계 최초로 3나노에 차세대 공정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도입하는 결실을 거뒀고,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 도입 로드맵을 공개했다.


아직까지 TSMC에 비해 매출과 시장점유율이 열위에 있지만 새로운 기술로 3나노 고지를 먼저 점령했다는 부분은 의미가 크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아울러 아직 첨단 제품 메인 시장이 4~5나노이기에 미국 현지에서 생산될 TSMC와 삼성전자의 4~5나노 제조 과정에 따라 고객사 확보는 개선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테일러에도 170억 달러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또한 이날 텍사스주 당국이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투자 계획에 따른 인센티브 지원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삼성전자는 48억 달러(한화 약 6조3000억원) 가량의 세금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의 미국 파운드리 공장 설립이 주목받는 이유는 3나노 선점 등 초격차 기술 확보와 더불어 미국 내의 공급망 확대로 현지 고객사 확보를 노릴 수 있다는 차원에서다. 한편, 업계는 내년 파운드리 시장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TSMC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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