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거래가 대비 7억원 빠진 32억원에, 추분까지 포함 '급매'
"시장 침체 흐름 역행 어렵다…한동안 입주권도 가격 내릴 것"
콧대 높던 서울 대장주 입주권도 시장 침체기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기존 거래가 보다 6억원 가량 떨어지는 '쇼크성' 거래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시장에선 똘똘한 한 채들도 시장의 분위기를 역행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재건축 사업장인 원베일리 전용면적 84㎡의 매물이 32억원에 등록됐다. 추가분담금까지 포함한 가격으로, 이는 지난 3월 거래가(38억7407만원) 보다 7억원 가까이 낮아진 금액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달 30억원에 해당 평형대 매물이 거래됐다는 소식이 나돌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으나, 사정이 급한 매도자로 인한 단발성 거래였을 뿐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해당 거래는 시세에 반영됐고 호가를 끌어내렸다. 이 매물 외에도 동일한 금액대의 매물이 있고, 전용 59㎡는 1년 전보다 수천만원 내린 25억원(추분 포함)에 나왔다.
반포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 사정상 급매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상황이 안 좋은데 여기라고 배짱 거래가 가능하겠느냐"고 말했다.
재건축 최대어로 관심이 높았던 둔촌주공 역시 입주권 가격이 내리고 있다. 둔촌주공 입주권은 현재 전용 84㎡가 14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전용면적 84㎡에 배정받는 입주권으로 과거 20억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된 바 있다. 다른 매물들도 몸값을 낮추는 분위기다. 15억8000만원에 거래를 희망하던 매물도 15억원 선으로, 20억원대도 19억원 선으로 내려왔다.
시공사와의 내부 다툼으로 공사가 지연된데다,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10만 청약설’이 무색하게 기대 이하의 청약 성적표를 받은 만큼 입주권 호가가 더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실제로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은 일반 분양 3695가구(특별공급 제외)의 1순위(서울 2년 이상 거주) 청약에 1만3647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3.69대 1을 기록하며 5배수를 넘기지 못했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예비당첨자 5배수까지 채워야 청약이 마감된다. 대부분 주택형은 경쟁률 5대 1을 밑돌았다. 전용 39㎡는 541가구에 560명만 신청해 간신히 미달 만을 면했다.
한때 시장에서 각광을 받던 주요 단지들의 입주권들도 시장 침체를 피해가진 못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이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똘똘한 한 채' 선호가 이어지더라도 시장 분위기를 역행하기에는 무리라는 분석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원베일리의 가격이 낮게 책정된 것이 특수상황이라고 볼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기조로 가고 있는데 대장주라고 이를 피해가긴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