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수요예측 3곳...올해 10곳서 급감
올 한 해 공모규모 100~300억 기업 35개사
“소부장 스몰캡 흥행공식...우량 실적 주목”
경기 침체 우려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새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중소형주의 존재감이 부각될 전망이다. 최근 공모주 투자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만큼 물량이 적은 유망 기업을 중심으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하는 기업은 티이엠씨와 한주라이트메탈(옛 한주금속), 오브젠 등 3개사에 불과하다.
올해 1월 역대금 자금을 빨아들인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해 케이옥션과 아셈스 등 10개 기업이 몰렸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위축된 분위기다. 글로벌 대외 악재에 따른 증시 부진으로 IPO 시장이 얼어붙은 영향이다. 반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관련 중소형주의 흥행은 돋보였다.
기업설명(IR) 전문 컨설팅 기업 IR큐더스에 따르면 올해 공모 규모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인 기업은 35개사로 전체 신규 상장사 중 절반을 차지했다.
이들 중 공모가가 희망범위를 초과하거나 상단에 형성된 기업이 21개사였다. 올해 공모범위 초과 기업은 12개사로 이들 역시 소부장 중소형주에 집중됐다.
2차전지 재활용 업체 성일하이텍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에서 2269.6대 1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시각특수효과 콘텐츠 제작업체인 포바이포가 일반 공모청약에서 376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가장 높았다.
새해에도 예상 시가총액이 1000억원 미만이면서 실적 성장세를 갖춘 중소·중견기업들의 IPO 도전이 잇따르고 있다.
한주라이트메탈은 지난 1987년 설립돼 알루미늄 주조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외 주요 완성차 업체에 경량화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차량 부품 제조 기업이다. 내년 1월 4~5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주라이트메탈의 주당 희망 공모가는 2700~3100원, 공모금액은 176억~202억원이다. 목표 시가총액은 524억~602억원이다. 이 업체는 중소형 딜이라는 것 외에도 시장의 관심이 큰 자동차 부품 회사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1751억원, 영업이익은 78억원을 냈다.
이어 오브젠이 내년 1월 10~11일 수요예측에 나선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오브젠은 마케팅(Marketing)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마테크’ 솔루션 업체다. 고객 행동 정보와 빅데이터를 수집한 뒤 인공지능(AI) 기반 분석으로 초개인화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한다.
총 공모 주식 수는 77만5956주로 희망 공모가는 1만8000~2만4000원이다. 예상 공모금액은 140억~186억원, 예상 시총은 698억~931억원이다. 기술 특례 상장 기업이지만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티이엠씨는 예상 시총이 최대 4200억원대로 규모가 가장 크다. 한주라이트메탈과 나란히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희망 공모가는 3만2000~3만8000원이다. 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704억~836억원이고 예상 시총은 3537억~4201억원이다.
티이엠씨는 지난 2015년에 설립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를 제조하는 소재 기업이다. 소부장 특례 상장을 통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3분기까지 별도 기준 매출 2340억원, 영업이익 431억원을 거뒀다.
업계에선 당분간 강소 기업들의 선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 경쟁력과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흥행에 성공하는 중소형주가 많아지면서 기업별 IPO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IR큐더스 관계자는 “올해 IPO 흥행 공식은 공모규모 300억원 미만, 소부장 스몰캡이었다”며 “올해 상장이 연기된 기업 및 소부장 업종 내 우량 실적 기업들의 IPO가 추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