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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다리 잘려도 못 끊어…美서 퍼진 '좀비 마약' 정체는


입력 2023.01.11 09:57 수정 2023.01.11 09:57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동물 진정제 '자일라진', 좀비 마약으로 불려

ⓒAP=연합뉴스

일명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동물 진정제 '자일라진(xylazine)'을 기존 마약에 혼합해 투여하는 마약 중독자들이 미국에서 급증하고 있어 현지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시중에 유통되는 마약을 검사해 본 결과 자일라진이 함유된 사례가 9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당국 관계자들은 "실제로는 이보다 더 널리 퍼져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자일라진이 실제로 어느 정도나 퍼져 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고 NYT는 지적했다. 다만 지난해 6월 발표된 연구를 인용해 미국 수도 워싱턴 DC, 그리고 50개 주 중 36개에서 유통되는 마약에 자일라진이 검출됐다고 전했다.


자일라진은 1962년 개발된 말·소 마취제 및 구토유발제용 동물용 의약품으로, 한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수의사들이 사용하고 있다. 상표명은 '럼푼(Rompun)'이다.


미국에서는 이를 '트랭크(tranq)' 또는 '좀비 마약(zombie drug)' 등 속어로 부르며, 푸에르토리코에서는 '말 마취제(anestesia de cablaao)'라고 불린다.


자일라진을 펜타닐 등 기존 마약에 섞어 주사로 투입할 경우 팔다리 등에 '가피(痂皮·eschar)' 혹은 '괴사 딱지'라고 불리는 죽은 부스럼 조직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팔다리를 절단해야 할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특히 자일라진 혼합 마약을 투여하면 여러 시간 동안 정신을 잃어 성폭행이나 강도 등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또 마약을 투약한 이들은 깨어난 뒤 펜타닐 등 효과가 이미 사라져 있어 마약을 더 투약하고 싶은 갈망이 생기게 된다.


당국은 자일라진을 아편류 마약과 섞어 투약할 경우 마약류 과량 투여에 대응하기 위한 널락손(naloxone) 투여 등 표준적 응급치료가 제대로 듣지 않을 수 있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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