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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난해 성장률 3.0%...정부 목표치 절반 수준


입력 2023.01.17 19:53 수정 2023.01.17 19:53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제외 1976년 이래 최악 성적

올해도 녹록지 않은 환경...경기부양에 '총력전' 펼듯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3.0%를 기록하며 중국 정부의 목표치인 5.5% 안팎에서 거의 반토막 났다. 사진은 중국의 경제도시 상하이 전경. ⓒ 연합뉴스

2022년 중국 경제성장률(국내총생산 증가율)이 3.0%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목표치인 5.5% 안팎에서 거의 반토막 났다. 중국 정부의 고강도 방역정책인 '제로코로나' 정책과 미·중 갈등심화,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등 대내외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4분기 성장률도 2.9%에 그쳤다.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보다 3.0% 증가한 121조 207억 위안(약 2경 2198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 이코노믹스가 예상한 전망치 2.8%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에서 중국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 5.5% 안팎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이다. 2022년 목표치와 실제 성장률의 차이 -2.5%포인트(P)는 중국이 1994년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한 이래 가장 큰 폭의 미달치다.


중국 정부가 GDP 성장률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은 목표치를 처음 제시한 1994년 이후 1998년과 2014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1998년에는 8.0%의 목표치를 제시했으나 7.8%를 기록했고, 2014년에는 '7.5% 안팎'을 제시했으나 7.4%를 기록했다. 다만 2014년은 '안팎'으로 제시했기에 사실상 달성했다는 견해도 있다.


앞서 2021년 중국 성장률은 전년도 기저효과에 힘입어 8.1%를 기록한 바 있다. 코로나19 발발 초기인 2020년(2.3%)을 제외하면 문화대혁명(1966~1976)이 끝난 해인 1976년(-1.6%) 이후 두번째로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기도 하다.


지난해 중국 성장률이 기대를 훨씬 밑돈 것은 중국경제를 뒷받침했던 부동산시장 침체와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등 민간기업 규제, 미·중 갈등 심화,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글로벌 경기침체 등 여러 대내외적 요인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6일 중국 상하이에서 방호복을 착용한 방역요원들이 주민들에게 나눠줄 식료품 등을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당시 코로나19 급증으로 봉쇄중인 상하이는 사실상 무기한 전면 봉쇄에 들어갔다. ⓒ AP/뉴시스

그렇지만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은 가장 큰 요인은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따른 반복적인 봉쇄조치라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세계 대부분 국가가 ‘위드코로나’로의 전환을 선택했지만 중국은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경기급락을 부채질한 탓이다.


이날 국가통계국이 함께 발표한 4분기 GDP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했다. 이는 트레이딩 이코노믹스 등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는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1.5%일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역시 4분기 성장률이 각각 1.8%, 1.6%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캉이(康義) 국가통계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분기별로 보면 1분기 4.8%, 2분기 0.4%, 3분기 3.9%, 4분기 2.9% 성장했으며 비교해 보면 4분기 GDP는 3분기와 같았다”며 3~4분기 수치가 비슷했다는 점을 유난히 강조했다. ‘제로코로나’에서 ‘위드코로나’로 극과 극을 오갔던 4분기 방역정책이 경제에 끼친 영향을 애써 축소하려는 의도적인 발언으로 해석된다.


중국 GDP 성장률은 2021년 1분기 18.3%를 정점으로 7.9%, 4.9%, 4%로 큰 폭의 둔화세를 보이다가 2022년 1분기에는 4.8%로 반등했다. 하지만 2분기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봉쇄 여파로 0.4%로 급전 직하했다가 봉쇄조치가 완화된 후 3분기에 다시 3.9%를 기록했다. 그러나 4분기 위드코로나로 갑작스럽게 전환하는 과정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중국경제가 입은 충격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날 함께 발표된 중국 12월 주요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양호(?)했다. 소비·생산·투자 모두 전망치를 웃돌았다. 12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했다. 물론 소매판매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시장 예상치(-8.3%)는 물론이고 전달(-5.9%)을 대폭 웃돌았다. 지난달 초 중국의 고강도 방역조치가 완화되자 중국 내 소비가 소폭 개선되는 모습을 보인 덕분이다.


제조업 등의 동향 지표인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보다 1.3%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0.8%)는 웃돌았지만 전달(2.2%)에는 못 미쳤다.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상하이 봉쇄 여파로 지난해 4월(-2.9%)에 마이너스로 떨어진 뒤 5월에는 0.7% 증가로 반등했다. 이후 6월 3.9%, 7월 3.8%, 8월 4.2%, 9월 6.3%로 증가율이 올랐으나 10월 5.0%, 11월 2.2%로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소비와 더불어 중국의 3대 경제성장 엔진으로 불리는 고정자산투자와 수출은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투자는 지난해 1~12월 전년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11월 증가율인 5.3%는 물론 시장 전망치 5.5%보다도 떨어진 것이다.


ⓒ 자료: 중국 국가통계국

앞서 13일 발표된 중국의 지난달 수출은 3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출은 2021년 같은 달보다 9.9% 줄어든 3060억 달러(약 380조원)로 집계됐다.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10%)와 비슷한 수준이다. 코로나 사태가 발발한 2020년 1~2월의 -17.2% 이후 34개월 만의 최저 기록이다. 중국은 춘제(설) 연휴가 있는 1~2월의 주요 지표는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묶어서 내놓는다.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지난 10월 -0.3%로 29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11월 -8.7%로 감소 폭이 커졌고 12월에 더욱 악화했다. 세계적 인플레이션에 주요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수요가 감소한 여파가 중국 수출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3기가 시작되고 위드코로나로의 전환이 본격화하는 올해에는 경제회복과 성장률 반등에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기관과 투자은행들은 대체로 올해 중국 성장률을 5% 안팎으로 전망한다. 중국 각 지방정부들도 올해 성장률 목표를 5~6%대로 잡고 있다.


중국 정부도 이를 토대로 3월 양회(전국인대·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5% 안팎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낮은 성장률이 기저효과로 작용하고 위드코로나 전환에 따른 생산과 소비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불가능한 목표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경제성장에 악재로 작용했던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고 빅테크 등 민간기업에 대해서도 규제를 완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위드코로나 정책이 연착륙하느냐와 미중관계, 글로벌 경제상황 등이 경제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랴오췬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결정적 요인은 방역완화 이후 국민생활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 하는 것”이라며 “만약 6개월 넘게 걸린다면 올해 경제성장에 매우 나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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