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도권 생애 첫 집 매수자 16만명, 역대 최저치
30대 이하 매수자도 통계 이래 가장 적은 수치 기록
“정부 대출 지원에도 위기감 확산…주택구입 어려워”
연이은 금리 인상에 생애 첫 내집 마련 대기수요자들도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생애 첫 집 매수자는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1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022년 수도권 지역에 생애 처음으로 집합건물을 구매한 매수자는 16만634명으로 2010년 관련 통계가 공개되기 시작한 이래 역대 최저치다. 또 2021년(30만2261명)과 비교하면 46.9% 감소한 수치다.
집합건물이란 한 동의 건물에서 구조상 구분된 부분이 독립적으로 사용될 수 있어 구분 소유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을 말한다.
지난해 서울 지역의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는 3만8726명이었으며, 경기 9만5671명, 인천 2만6237명 등으로 집계됐다.
30대 이하의 수도권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도 8만7928명으로, 이 역시 통계 집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2030세대들의 ‘패닉 바잉’(공황매수) 현상이 일었던 2021년(17만6794명)과 비교하면 50.3%나 감소하며 반토막 났다.
지난해 서울 지역의 30대 이하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는 2만1286명, 경기 5만1801명, 인천 1만4841명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살펴봐도 생애 첫 집 매수자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전국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와 30대 이하의 생애 첫 집의 매수자는 각각 30만1510명, 16만4610명으로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저금리가 지속되고 집값 상승세가 컸던 2021년과 달리, 2022년에는 금리인상과 집값 하락 등의 영향으로 인해 생애 첫 집합건물 매입이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금리인상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다, 집값 하락세까지 겹쳐 생애 첫 집합건물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난 부동산 호황기에 2030세대 ‘영끌족’의 패닉바잉이 집중됐던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을 중심으로 최근에는 어쩔 수 없이 주택을 처분하는 패닉셀링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에 따라 ‘하우스 푸어’(내집 마련 빈곤층)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생애 첫 주택 수요자들에게는 정부가 대출 지원을 확대함에도 불구하고 선뜻 집을 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