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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통화정책 목적에 고용안정 추가?…"유효성 저하"


입력 2023.01.21 07:00 수정 2023.01.21 07:00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고용지표 경기간 관계 약화

'안정성장' 추가 방안도 제시

한국은행 본관 전경. ⓒ한국은행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목표에 기존의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외에 고용안정을 추가하자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가운데, 이같은 대안이 통화정책의 교란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앙은행의 경기대응 역할을 강조하기 위함이라면 고용안정보다 ‘안정성장’을 명시적 통화정책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차라리 현실적이라는 설명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펴낸 '통화정책 목표로서 고용안정의 유효성' 보고서를 통해 "고용안정을 통화정책의 목적함수에 추가할 경우 고용지표의 움직임이 오히려 통화정책의 교란 요인으로 작용함으로써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저하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연구원은 고용안정이 통화정책의 목적함수에 추가될 경우, 금리경로 변화를 테일러 준칙 추정을 통해 살펴봤다. 분석 결과 우리나라의 실제 통화정책이 어떤 정책조합에 가장 가까웠는지를 명확하게 확인하는 것은 어려웠다.


이는 통화정책 목표가 1998년 물가안정(2%) 단일 목표로 설정된데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2011년 금융안정이 추가된 데다 실제로는 성장에 상당한 방점을 두고 운용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고용안정을 통화정책 목표로 추가할 경우 고용안정이 경기 대용 변수라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는 고용지표는 경제성장이나 경기흐름과 일정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예상이다.


장 연구원은 "그러나 대표적 고용지표인 고용률, 실업률과 경제성장률 등 여타 경제변수 간 일정한 관계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 고용의 질 저하,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 증가 등 구조적 요인이 경기적 요인보다 고용에 더 많은 영향을 줌으로써 고용과 경기간의 관계가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 고용지표가 물가나 성장지표 등과 유의한 관계를 지니지 못하고 있음은 통화정책을 통한 수요조절이 고용여건에 체계적인 영향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고용과 성장간 유의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아 성장이 높아진다고 고용 여건이 개선되는 관계를 발견하기 어렵다"며 "고용안정을 통화정책 목표로 추가한다면 이는 고용을 성장의 대용 지표로 해석하기 보다는 성장과 별개로 고용안정 그 자체를 달성해야 할 목표로 인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고용안정의 통화정책 목표 추가가 중앙은행이 더욱 적극적으로 경기대응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면 고용안정보다 안정성장을 명시적인 통화정책 목표로 설정하는것이현실적으로 더 나은 방안이라고 생각된다"며 "안정성장을 명시적인 통화정책 목표로 추가한다면 통화정책의 신뢰성과 투명성, 유연성을 높이면서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제고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안정성장을 통화정책의 추가 목표로 설정하는 문제는 지금까지의 통화정책체계를 크게 변화시키는 것인 만큼 그동안의 중앙은행 역사, 통화정책의 중립성, 정책의 실효성 등 많은 부분에서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통화정책에 2개 또는 3개의 목표를 부과할 경우 이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정책수단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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