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MS·애플·테슬라 기업 실적 발표 줄이어
韓·美 GDP 등 경제 지표에 中 리오프닝도 주목
설 연휴로 인해 다소 짧아진 이번주 국내 증시는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실적과 물가 등 국내외 경제 지표 발표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현대차, 미국에선 마이크로소프트(MS)·애플·테슬라 등이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우리와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과 함께 미국의 지난해 12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에도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92포인트(0.63%) 오른 2395.26으로 마감했다.
설 연휴를 앞뒀던 지난주(1월16~20일) 지수는 주 첫 거래일이었던 16일 장중 한때 한 달여만에 장중 2400선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종가 기준으로는 2368.32~2399.86으로 형성됐다.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상승세를 16일까지 9거래일 연속 이어갔지만 이후 하락과 반등을 반복하며 소폭 상승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세로 예상대로 둔화됐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된 가운데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전반적인 상승세는 크지 않았다.
이번 주는 23일과 24일 설 연휴로 국내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선진국 증시는 개장해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특히 최근 미국과 국내 증시의 디커플링(비동조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더욱 주목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이번주 첫 거래일을 마친 미국 뉴욕증시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낙관론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4.07포인트(0.76%) 오른 3만3629.56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47.20포인트(1.19%) 상승한 4019.81에 마감해 4000선을 회복했다. 나스닥지수는 1만1364.41로 마치며 2.01%(223.98포인트) 급등했다.
키움증권은 이번주 증시가 설 연휴 기간 중 미국 등 선진국 증시 변화, 미국 등 주요국들의 경제 지표,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실적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 이후 미국과 미국 이외의 증시간 성과 차별화가 나타나는 배경은 달러화 약세에 따른 비달러화 주식 자산의 매력이 증가했다는 데서 주로 기인하고 있다며 주목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 약세와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 등으로 국내 증시에서도 성장주들과 경기 민감주들의 주가 반등 탄력이 좋았지만 지속성에 대한 시장의 자신감이 크지 않다”며 “코스피 지수 예상 범위는 2330~2450 사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국내 증시 반등 주요 요인 중 하나가 중국의 리오프닝이었다는 점에서 설 연휴 이후 시장의 관심은 중국 춘절 연휴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시 지역의 1차적 감염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이지만 춘절을 계기로 농촌지역으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될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소비 회복이 데이터로 확인되지 않고 있고 실적으로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주가는 강했다”며 “설 연휴 이후 코로나 관련 뉴스에 의해 중국 리오프닝과 관련된 업종의 주가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SK증권은 증시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보다는 다소 보수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실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부진하면서 선진국 증시가 이전과는 다르게 다시 침체를 반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기업들의 실적에서도 예상보다 부진한 수치가 나오면 보다 부정적으로 인지할 공산이 있는 만큼 당장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기 보다는 실적 발표를 통해 향후 업황을 가늠해보고 통화정책도 살펴보면서 시장에 대응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12월 지표 부진은 일시적인 한파 영향이 컸다고 보고 있지만 당장은 확인되는 데이터상 침체 우려가 재부각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월말에 있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매파적인 톤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여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점차 약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