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이후 가스요금 연동제 무용지물
작년 4월전까지 7차례 조정시기 있었지만 방임
전 정부에서 5조원 미수금 넘겨받아 부담
2월 전기요금도 폭탄 가능성 커지는 상황
터질게 터졌다. 이번 겨울 난방비 폭탄 얘기다. 설 연휴에 날아온 지난해 12월분 난방비 고지서에 국민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그동안 인상 폭에 대한 여론이 잠잠하던 가스요금이 계절적 요인이 반영되면서 국민이 직접적으로 이를 체감하는 모습이다.
사실 난방비 쇼크는 일찌감치 예견된 일이다. 문재인 정권 내내 눌러온 공공요금을 지난해 줄줄이 인상하면서 서민가구가 느끼는 부담이 이번 한파에 본격적으로 붉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정부에서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한 2021년 3월부터 요금 인상이 이뤄진 2022년 4월전까지 총 7차례 요금 조정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인상된 국제가격을 반영하지 않고 모두 동결했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2021년 하반기부터 상승한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2022년에 러시아-우크라니아 전쟁 등으로 2021년 1분기 대비 최대 10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가스공사의 미수금이 지속적으로 누적돼 부채가 급격히 상승했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26일 열린 기자가담회에서 "2021년 3월 이후 민수용(주택용) 가스요금에 연료비 연동제를 적용하지 않으면서 미수금이 쌓이기 시작했다"며 "문재인 정부로부터 인수받은 가스공사 미수금이 5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미수금은 가스 도입가격보다 판매가격이 낮아 발생하는 영업손실이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8조8000억원가량의 미수금이 발생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태다.
산업부는 가스공사 미수금 급등에 따른 안정적인 가스도입 차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4월과 5월, 7월과 10월 총 네 차례에 걸쳐 민수용 가스요금을 1메가줄(MJ)당 5.47원 올린바 있다.
최근 제기 되는 난방비 폭탄이라는 지적에 대해 박 차관은 "지난해 12월 가스 사용량이 1년 전과 비교해 11∼12%가량 늘었다"며 "요금 인상 폭까지 고려하면 가스비 요금이 평균 1.5배 더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요금 부담이 어느 정도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한파로 난방수요가 늘었다"며 "사용량이 급격히 늘고 가스요금도 올라 소비자들이 많이 올랐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터져나오는 서민들 불만에도 2분기 가스요금은 추가로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쌓여있는 미수금 해소를 위해서라도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인상폭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 차관은 "2분기 가스요금 인상은 3월 하순에 결정하는데 9조 원에 가까운 미수금을 해결해야 해서 올려야 하는 건 사실"이라며 "지금 상황에선 얼마 올리겠다는 걸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난방비 폭탄 고지서에 날아든 데 이어 올해부터 인상된 전기요금까지 더해지며 가계의 부담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30조원을 넘긴 한국전력 적자를 더는 방치하기 어려워지면서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은 ㎾h(킬로와트시)당 13.1원 오른 상황이다. 이 역시 지난 2020년 12월 전기요금에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된 이후 지난해 6월까지 6개 분기 동안 4차례나 동결을 결정하면서 한전의 적자가 커졌기 때문에 인상 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상 폭은 1981년 이후 최고로 산업부가 산출한 올해 전기요금 인상 요인(㎾h당 51.6원)의 25.4% 수준이다.
설 명절 기간 기록적인 한파를 고려 했을 때 2월 요금 폭탄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통상 12월보다 이듬해 1월 난방수요가 늘어나는 탓에 2월에 발송되는 관리비 고지서에서 난방·전기요금 폭탄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1월 사용분이 청구되는 2월 고지서부터는 지난해 올린 난방요금과 올해부터 오른 전기요금이 더해져 공공요즘 증가폭이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