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 등 대기업 리츠 등판...계열사 빌딩 기초자산
금리하락 기대감에 투심 회복...“정부 정책효과도 기대”
최근 조달 금리가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대기업 리츠가 다음달부터 줄줄이 상장을 앞둔 가운데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우호적인 투자 환경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FN리츠와 한화리츠, 하나글로벌리츠 등이 올해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을 매입·개발한 뒤 발생하는 임대료 수익 등을 투자자들이 배당받는 상품이다. 삼성FN리츠와 한화리츠는 각 대기업의 보험사가 보유한 자산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높다.
삼성FN리츠는 지난해 11월 7441억원의 사전 투자금을 유치했고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던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타워와 중구 에스원빌딩을 자산으로 편입했다. 한화리츠도 한화손해보험 여의도 사옥과 한화생명 노원 사옥 등 계열사 오피스를 매입해 기초자산으로 삼았다.
한화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한 한화리츠는 당장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여의도 63스퀘어와 중구 한화빌딩 등 핵심자산이 빠진 것과 고금리 속 자금 조달로 인해 대출금리(5.57%)가 높다는 점은 변수다.
다만 한화리츠 측은 향후 시장금리 하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리가 안정화에 접어들면 대출에 대한 이자 비용이 감소해 배당이익률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는 최근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돼 간다는 기대감에 리츠 주가가 오른 것과 맞닿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리츠 TOP 10’ 지수는 전날 903.57로 연초(860.98) 대비 4.95% 상승했다. 국내 상장리츠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을 모아 산출하는 KRX 리츠 TOP 10 지수는 지난해 10월 4일(761.87) 연중 저점을 기록한 뒤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가격 조정과 차입금 이자 부담,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인해 리츠에 대한 투자심리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이후 리츠 IPO 일정도 줄줄이 연기되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국내 리츠는 현재 총 21개로 작년 10월 증시에 입성한 KB스타리츠 이후 신규 상장이 멈춘 상태다. 하지만 새해 들어 금리 인하 기대가 부상하면서 분위기가 전환됐다. 대기업 리츠와 함께 지난해 IPO를 미뤘던 리츠들까지 일정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금시장 안정과 주가 회복세로 올해는 신규 상장하는 리츠들이 나타날 것”이라며 “다만 실물 시장의 가격과 금리 수준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보다는 임대료 상승에 기반한 배당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정부가 지난달 리츠 육성을 위해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한 것도 긍정적이다. 국토교통부는 리츠의 기업어음(CP) 발행을 허용해 자금조달을 돕고 헬스케어·내집마련 등 다양한 리츠 모델을 지원하면서 리츠 활성화를 꾀할 계획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리츠 대책에 구체적인 내용을 담기 시작해 정책적 효과가 상승하고 있다”며 “최근 회사채 금리 안정과 자금 재조달(리파이낸싱) 성공 등으로 1분기 중 빠른 회복이 예상돼 우량 리츠를 중심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