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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국내 경기, 금융 제외 대부분 둔화 심화”


입력 2023.02.07 12:01 수정 2023.02.07 12:01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7일 경제동향 발표…수출·내수 부진

기업경기실사지수 2월 66까지 하락

무역수지 127억 달러 적자 기록

한국개발연구원(KDI) 전경. ⓒ한국개발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금융시장을 제외한 대부분 분야에서 경기 둔화 양상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KDI는 7일 내놓은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감소 폭이 확대되고 내수 회복세도 약해지면서 경기 둔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는 서비스업 회복세가 약해지는 가운데 제조업 감소 폭이 크게 늘었다. 경기 둔화가 심화한다는 의미다.


12월 기준 전(全)산업생산은 전월 1.2% 증가에서 0.8% 감소(-)로 전환했다. 전월대비(계절조정)로는 1.6% 줄어든 기록이다.


광공업생산은 전월 -3.4%에서 12월 -7.3%까지 감소 폭이 커졌다. 자동차(12.1%)는 증가했으나 반도체와 전자부품, 화학제품 등 대부분 품목에서 감소 폭이 늘어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서비스업생산은 3.1%에서 3.7%로 늘었다. 숙박·음식점업과 금융·보험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다만, 전월대비(계절조정)로는 4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회복세가 약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건설업과 공공행정도 모두 전월대비 하락하면서 경기 침체 흐름을 확인시켰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2.8%에서 70.3%로 하락했다. 재고율도 전월 127.4%에서 126.0%로 낮아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계속했다.


현재 경기가 어느 국면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1월 101.8에서 12월 100.9로 나빠졌다. 향후 경기를 예견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9.0에서 98.8로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 감소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기업 심리지수도 하락하며 경기 둔화가 심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 업황 BSI(기업경기실사지수) 전망은 지난해 11월 75에서 12월 70, 올해 1월 71을 기록하더니 2월에는 66까지 떨어졌다. 비제조업 업황BSI 전망도 11월 77, 12월 76, 23년 1월 76, 2월 72로 하락세다.


BSI는 기업체가 느끼는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보다 낮을수록 경기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소비는 소매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서비스업생산 증가세도 완만해지며 회복세가 약해지고 있다. 12월 소매판매는 내구재를 중심으로 전월(-2.1%)보다 감소세가 커진 -2.5%를 기록했다.


내구재는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비내구재도 음식료품과 화장품을 중심으로 감소 폭이 커졌다.


서비스업생산은 3.7%의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전월대비 감소세가 이어지며 회복세가 약해졌다.


1월 소비자심리지수(CCIS)는 전월(90.2)과 유사한 90.7을 기록하면서 여전히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2월 경제동향 산업별 생산지수 그래프. ⓒ한국개발연구원


설비투자는 제조업 부진이 반영되면서 증가 폭이 축소됐다. 관련 선행지표도 악화했다. 12월 설비투자는 전월(10.7%)보다 낮은 3.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계류는 반도체 관련 특수산업용기계와 전기·전자기기를 중심으로 증가 폭이 줄었다. 운송장비는 기타운송장비에서 늘고 자동차에서 줄어들면서 전월(13.0%)보다 낮은 1.7%의 증가율을 보였다.


건설투자는 건설기성이 공사 지연 등으로 감소로 전환하면서 관련 선행지표 흐름도 부진했다.


12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비 상승 등 부정적 영향이 지속하면서 전월(12.1%)보다 크게 낮은 -3.1% 증가율을 나타냈다.


건축 부문은 공사비 증액 갈등, 기상여건 악화, 화물노조 파업 등 영향으로 일부 도시정비사업이 지연되면서 전월(10.8%)보다 낮은 -2.4% 증가율을 보였다. 토목 부문도 전월 16.6% 증가에서 12월에는 4.6% 감소로 돌아섰다. 고금리로 주택경기 부진이 심화하면서 주택 인허가와 착공도 크게 줄었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둔화가 지속하면서 부진이 심해졌다. 1월 수출은 전월(-9.6%)보다 감소 폭이 커지면서 -16.6%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21.9%)가 높은 증가세를 유지한 반면, 반도체(-44.5%), 철강(-25.9%), 석유화학(-25.0%) 등 대부분 품목에서 실적이 나빠졌다.


지역별로는 중국 수출의 감소 폭이 커졌고, 양호한 흐름을 보이던 미국 수출도 전월보다 줄어드는 등 대부분 국가에서 부진이 가시화했다.


수입은 주요 에너지원이 감소한 반면, 이를 제외한 부문은 감소 폭이 줄어들면서 전월(-2.5%)과 유사한 -2.6%를 나타냈다.


무역수지는 46억9000만 달러에서 126억9000만 달러로 적자 폭을 키웠다.


노동시장은 제조업과 건설업 경기 둔화가 반영되면서 고용 증가세가 떨어졌다. 12월 취업자 수는 전월(62만6000명)보다 증가 폭이 줄어든 50만9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공공요금 인상으로 하락세가 끝나고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1월 소비자물가는 전기료 인상 등으로 전월(5.0%)보다 높은 5.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는 전월과 동일한 4.1% 상승률을 보였다.


수입 물가 상승 폭이 줄었음에도 지난해 공급 측 물가압력이 시차를 두고 공공요금에 반영되면서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또한 고금리 기조가 유지됨에 따라 주택매매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거래도 위축되는 등 경기 하강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지표 대부분이 악화하는 상황에 금융시장만큼은 양호한 편이다.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회사채시장과 단기자금시장 신용 불안이 완화하는 등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KDI는 “경기종합지수가 급락했고, 경제 심리지수도 낮은 수준을 지속했으나 대내외 통화 긴축 강화에 대한 기대가 약화하면서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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