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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50여일만에 새 수장...정상혁號 리딩뱅크 '재시동'


입력 2023.02.08 11:55 수정 2023.02.08 12:00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자경위 "내부 정통・유연한 리더십"

경기침체 속 성장・디지털화 '박차'

정상혁 신한은행장 후보 ⓒ 신한은행

한용구 신한은행장의 전격 사임으로 신한은행이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다. 차기 은행장 후보에 낙점된 정상혁 자금시장그룹장 부행장은 최고경영자(CEO) 교체 충격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으로 경영 전략을 펼쳐나가야 한다. 특히 리딩뱅크 경쟁의 고지를 수성하는 것이 최대 선결과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이날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에 정 부행장을 내정했다. 한 행장이 건강 악화로 장기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 사의를 표명한데 따른 조치다. 신한금융은 CEO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초고속으로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20일 자경위를 개최한지 약 50일 만이다.


정 내정자는 앞서 한 행장 선임 당시 언급됐던 유력 후보군에 포함됐던 인물이다. 지난해 말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의 뒤를 이을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로 전필환·정상혁·정용욱·최익성 부행장, 이인균 신한금융 부사장, 정운진 신한캐피탈 사장 등이 거론됐었다. 이들 대부분은 진옥동 내정자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의견 조율을 거쳐 인사권을 행사해 선발했다.


자경위는 행장 선임 배경으로 경영 현안과 내부사정에 정통하며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안정적 조직운영을 위한 유연한 리더십을 보유했다”고 밝혔다. 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신한은행의 경영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정 내정자는 1964년생으로 덕원고와 서울대 국가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정 부행장은 비서실장, 경영기획그룹 상무 등을 역임한 뒤 2020년 경영기획그룹장으로 승진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1월부터 자금시장그룹장을 맡고 있다.


신한은행 사옥 ⓒ 신한은행

진 내정자의 행장 첫 임기 당시 비서실장을 지낸 만큼, 그의 신임이 두텁다는 후문이다. 그룹 대표 ‘재무통’으로 경기침체 우려 속 은행의 경쟁력 있는 사업 확장과 리스크 관리에 적임자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정 내정자의 최대 과제는 리딩뱅크 지위를 공고히 하는 것이다. 이날 오전 실적발표가 예고된 신한금융의 순익 전망치는 4조9000억원대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KB금융(4조4133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이후 3년만의 1위 자리를 되찾을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5조원 클럽 입성은 아직 불투명하다. 올해는 경기침체와 글로벌 경제금융상황 변동성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이자이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은행권 대출 수요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감한 가운데 ‘이자장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압박이 진행중이다. 이에 시중은행 대출 금리는 한 때 8%까지 돌파했으나 현재 3~4%까지 내려왔다. 연체율도 상승해 코로나19 금융지원 연착륙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 금융 전환에도 박차를 가하며 차기 먹거리 발굴도 시급하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뉴 쏠(SOL)'을 필두로 핵심 서비스들을 안착시켜야 하며, 배달앱 '땡겨요' 등 혁신금융서비스의 영향력도 확장애 수익을 거둬들여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주춤한 해외 영업의 고삐도 다시 죌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3분기 해외법인(10곳)에서 3091억2600만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9% 늘어난 것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존재감도 입증해야 한다. 전임 한 행장의 경우 한 달 남짓의 짧은 임기 동안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펼쳐왔다. 특히 취임과 동시에 시중은행 최초로 모바일·인터넷뱅킹 타행이체 수수료 전액면제를 공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동참하면서 이체 수수료 면제를 업계 전반으로 확산시켰다는 긍정적 평을 받았다. 정 내정자는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및 주주총회를 거쳐 일주일 이내 신한은행장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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