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국가 중 국내 유일 영화제
스웨덴 영화제는 대사관이 나서서 스웨덴 영화를 소개하는 영화제다. 2012년 실비아 왕비의 개막으로 포문을 열었으며 서울을 시작으로 2013년 부산, 2015년 광주로 확대 운영, 현재는 대구와 인천을 포함해 총 4개 도시에서 11년 째 진행돼 오고 있다.
주한스웨덴대사관, 스웨덴대외홍보처, 스웨덴영화진흥원 주관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스웨덴 영화의 매력과 트렌드를 친근하게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이어져 오고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영화들이 국내에 많이 알려진 것과 비교해 북유럽 영화는 여전히 낯선 가운데 꾸준히 진행된 스웨덴 영화제는 그런 의미에서 매우 흥미로운 자리다. 조금은 낯선 스웨덴 문화의 가치관과 문화적 다양성을 영화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어떤 계기가 있었을까.
스웨덴 대사관 박현정 공공외교실장에 따르면 이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웨덴 영화제가 만들어 진 이유 중 하나는 하나는 스웨덴을 대표하는 감독 잉마르 베리만이다. 잉마르 베리만은 스웨덴의 거장일 뿐만 아니라 세계 영화 예술사에서도 선두로 꼽히는 인물이다. 데뷔작 '위기'부터 '화니와 알렉산더' 등 40여 편 이상을 연출했으며 '톱밥과 금 속 조각', '제 7의 봉인', '산딸기', '침묵', '페르소나' 등은 아직도 명작으로 회자되고 있다.
2011년 전 세계 스웨덴 대사관에서 '잉마리 베리만-심오한 질문을 멈추지 않았던 위대한 간' 순회 전시를 하고 있었고, 마침 한국에서도 백두대간이 운영하는 독립영화관 모모에서 '명불허전: 우리 시대 최고의 명감독' 프로젝트에서 첫 번째 시리즈로 '잉마르 베리만을 찾아서: 스칸디나비아 시네마 배낭여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스웨덴 대사관은 이 행사에 협력하며 '스웨덴은 훌륭한 영화감독과 좋은 영화가 많은 국가인데 스웨덴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을까'라는 물음에 도착했다.
"백두대간 대표님과 어떻게 하면 스웨덴 영화를 더 많이, 친숙하게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시작하게 된 거예요. 단순하게 스웨덴 대사관, 아티스트 모모가 의기투합한 건 아니고, 그 때 스웨덴에서도 영화 산업을 전체적인 창조 산업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었고요. 사실 영화제라는 게 쉽지 않아요. 각 대사관에서 이런 행사의 운영을 하고 싶어 하지만 각 기관마다 영화 전문가가 있는 건 아니니까요."
2012년부터 현재까지 운영돼 올 수 있었던 이유는 창조산업을 중요하게 여기는 스웨덴의 정부 지침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스웨덴은 자국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있는 분야가 있다면, 이를 알리기 위한 툴킷과 프로모션을 준비한다. 툴킷은 콘텐츠에 관련한 모든 자료를 전문가들이 제공해 만들어진다.
"우리는 툴킷 중에 한국 시장에 맞는 걸 가지고 와서 적용시킵니다. 그리고 스웨덴 영화진흥원에서 영화제에서 소개할 작품을 선정해요. 이 대 필요한 판권을 스웨덴 영화진흥원에서 협의를 해줘요. 대사관들이 각자 제작사들과 연락해 협의하는 것보다 수월하죠. 또 영화제를 운영할 때 예산이 많이 들어가서 지속되기 쉽지 않은데 본국에서 영화를 제공하기 때문에 영화를 수급하는 비용을 아낄 수 있죠. 또 극장 섭외, 홍보물 제작, 홍보 프로그램 등도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한서 문화 예술 협회에서 저의 취지에 공감을 해, 재원을 지원해 주시기도 했어요. 영화 수급, 영화 재원, 파트너 등 삼박자 등이 맞아서 지금까지 잘 운영돼 올 수 있었어요. 협력해 주시는 분들 모두 '우리의 영화제'라는 공감과 애정을 가지고 참여해 주신 덕분이죠. "
매회 스웨덴영화제에서는 3편의 극영화와 4편의 다큐멘터리로 구성된 총 7편의 최신 스웨덴 영화를 통해 꾸준히 관심 가져온 삶의 지속과 연대의 의미를 보다 깊이 있게 들여다 본다. 후기들을 찾아보면 선정작들에 대한 관객들의 만족감이 높다.
"여성, 경제, 이민, 난민, 성소수자, 가정 문제 등 다양한 분야의 영화들을 골고루 소개하려고 해요. 스웨덴을 홍보하는 대표 정부 기관인 영화진흥원에서 영화 전문가들이 선정하기 때문에 완성도도 좋아요. 사실 영화라는 게 어떤 문화나 가치를 공유하기 편안한 채널이라 관객들 자체가 영화를 통해 스웨덴의 현실을 알고 싶어 하는 분들도 많아요."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는 스웨덴 영화제는 티켓 가격도 매력적이다. 당초 8회까지 상영작 관람 비용을 무료로 진행했으며, 9회부터는 관람료를 1000원으로 책정했다. 관객들에게는 좋은 영화를 저렴하게 볼 수 있는 기회다.
"스웨덴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 프로젝트로 영화를 제공받기 때문에 우리가 일반적인 요금을 받지는 못해요. 그래서 처음에는 무료로 운영했죠. 영화의 가치가 공짜라는 의미가 아니었어요. 그런데 무료로 진행하면서 너무 예약을 하고 오지 않는 관객들이 있어요. 정말 보고 싶어도 자리가 한정돼 있어서 못 보는 사람들이 그 기회를 놓치는 게 안타까워서 예매제를 적용했어요. 그 예매 금액이 1000원인 거죠. 그런데 이 금액도 크지 않으니 노쇼는 여전히 있어요. 금액이 싸다고 해서 노력이 안 들어간 행사가 아니거든요. 혹시라도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있다면 예매 하시고 못 오시게 되면 꼭 취소해달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작은 규모의 극장에서 상영할 때 못보는 분들을 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