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ater, 전직 장·차관·국회의원 3파전
SL공사, 여당 정치인·환경 기업가 거론
경찰 수사·내부 절차 남아 시간 걸릴 듯
직무 정지와 해임으로 각각 공석이 된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 수장으로 누가, 언제 임명될지 관심이다.
수자원공사는 박재현 사장이 지난 11월 임기 만료 3개월을 남겨두고 사표를 제출했으나, 환경부는 박 사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사표 수리 대신 직무 정지 처분을 내린 상태다.
현재 수자원공사 신임 사장 후보로는 3명 정도가 거론된다. 조경규 전 환경부 장관과 박승환 전 국회의원, 정연만 전 환경부 차관이다.
조경규 전 장관은 1959년 경남 산청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 마지막 환경부 장관을 지냈다. 행정고시(29회) 합격 후 기획재정부 사회예산심의관 등을 거쳤다.
주로 기재부에 몸담았던 조 전 장관은 박근혜 정권에서 국무조정실로 옮겨 2014년부터 2년간 국무2차장을 지냈다. 이후 2016년 9월 장관으로 임명돼 문재인 정부 출범 때까지 환경부를 이끌었다.
조 전 장관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행시 동기로 기재부에서 함께 일했다. 이 때문에 현재 여권 지도부와 가깝다는 평가가 있다. 현재 공주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승환 전 의원은 부산 출신으로 제27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일했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에 당선해 한나라당 제4정책조정위원장을 맡았다.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 캠프에서 활동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2016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 이후 이렇다 할 정치 활동은 없었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그는 지난해 1월 이명박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정연만 전 차관은 경남 산청 출신으로 1983년 제26회 행시에 합격해 줄곧 환경부에 몸담았다. 수질관리국장과 금강유역환경청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환경부 차관을 역임했다. 퇴직 후 현재는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 후보 모두 환경부와 직·간접 관계가 있어 누가 신임 사장 자리에 오르게 될지 쉽게 점치기 힘들다.
다만 조 전 장관 경우 수자원공사가 환경부 산하기관이다 보니 장관 출신이 사장으로 오는 게 ‘급’이 맞느냐는 논란이 있다. 역대 수자원공사 사장 15명 가운데 3명이 장관 출신인데, 2008년 퇴임한 곽결호 사장 이후로는 장관 출신 사장은 없었다.
박 전 의원은 현 정부에서 박근혜·이명박 정권 사람들이 대거 중용된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점쳐진다. 반면 2013년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퇴임 후 이렇다 할 활동이 없었다는 부분은 약점이다.
정 전 차관은 환경부에 오래 몸담으며 수질관리국장 등을 역임한 만큼 전문성은 가장 높게 평가받는다. 수자원공사 내부에서도 사장 임명 가능성을 크게 점친다. 약점으로는 현 정부와의 접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전임 사장이 갑질과 폭언 등 물의를 빚고 해임된 SL공사는 현재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사장 후보가 없어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SL공사가 정치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산더미라는 점에서 여당 소속 국회의원이 사장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다른 쪽에서는 전임 사장이 당시 여당 국회의원 출신이었음에도 득보단 실이 많았다며 정치권 출신은 아닐 거라고 예상한다. SL공사 고위직 출신 환경 관련 기업 대표가 올 거라는 구체적인 이야기도 나돈다.
비상근인 환경보전협회장 자리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환경보전협회는 지난 2021년 4월 안병옥 전 환경부 차관을 협회장으로 선출했다. 안 협회장은 같은 해 12월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면서 현재까지 공석이다.
환경보전협회는 오는 6월 한국환경보전원으로 명칭을 바꾸면서 기능 강화와 역할 확대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수장 자리를 오래 비워둘 수 없는 상황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한국)수자원공사는 아직 사표 수리가 안 됐고, 경찰 조사를 지켜봐야 해서 차기 사장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시점이 아니다”라고 했다.
SL공사 관련해서는 “내부에서 이사회를 열어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이후에 사장 채용 공고를 해야 한다”며 “사장 채용 공고 이후에 원서 접수, 면접 등을 거치면 보통 2~3개월 정도 걸리니까 상반기는 지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