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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첫 합동연설회 '김기현' vs '안철수' 기싸움...이준석도 존재감 과시


입력 2023.02.14 00:00 수정 2023.02.14 00:00        제주 = 데일리안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金, 安 향해 "대통령과 자꾸 어긋난 길로 가"

安, 金 겨냥 "줏대 없이 끌려 달리는 당대표"

후보 못지않게 거친 경쟁...金·安 지지자들

이준석도 현장 등장 당원들과 스킨십 행보

황교안·안철수·김기현·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후 1시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가 열린 제주 퍼시픽호텔 입구가 당대표 양강주자인 김기현·안철수 후보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사물놀이패부터 확성기·부부젤라·붉은악마 머리띠까지 등장한 이날 연설회 현장은 지난 대선 현장을 방불케 할 만큼 수많은 인원이 몰려들었다.


친윤(親尹) 주자로 조직력에서 우위를 보인 김 후보는 이날도 가장 많은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세를 과시했다. 피켓과 플랜카드를 든 수십 명의 지지자들은 "어차피 당대표는 김기현"이라고 외쳤다. 안 후보 지지자들도 이에 지지 않고 "안철수를 당대표로"라고 기세 좋게 맞섰다. 황교안 후보 지지자들은 소수였지만 호텔 입구를 선점해 가장 먼저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행사장 안에서 양강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의 경쟁은 더 거칠어졌다. 당원들이 "김기현 김기현" "안철수 안철수"라며 각자 지지하는 후보 이름을 목이 터지게 연호하느라 행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오후 2시부터 시작하는 행사에 앞서 김 후보 부인 이선애 여사도 등장해 당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당원들은 이 여사와 사진을 찍으며 "우리 김기현 후보 건강 잘 챙겨주세요"라고 당부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기현·천하람·안철수·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며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

이날 제주에서 열린 합동연설회는 앞으로 전국 7개 권역에서 열리는 합동연설회 포문을 여는 격이라는 점에서 당권주자들에게 특히나 중요한 시간이다.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4명의 당권주자들은 첫 토론회 '승기'를 잡기 위해 서로를 향해 날카로운 발언들을 쏟아냈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안 후보는 정견발표에서 김 후보의 '대통령 탄핵 발언'을 언급하며 "당대표 후보가 대통령 탄핵을 언급한 정신상태라면, 이런 당대표로는 결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를 겨냥해 "줏대 없이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당대표, 힘 빌려 줄세우기 시키고 혼자 힘으로는 설 수 없는 당대표, 이런 당대표로는 총선에서 결코 이길 수 없다"고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안 후보는 김 후보에게 양자토론을 제안하며 "이번 전당대회는 안철수와 김기현, 두 사람 중에 선택하는 선거다. 우리 둘 중 누가 더 당 대표 적임자인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저와 김기현 후보는 더 많은 토론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 발언 도중에는 김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이 여러 번 "김기현"을 외쳤고, 이를 막으려는 안 후보 지지 당원들의 소리가 뒤엉켜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정견발표에서 안 후보를 향해 "대통령과 자꾸 어긋난 길로 가고 '당정 분리'라고 하면서 당 지도부가 대통령을 견제해야 한다고 하면 우리가 왜 여당을 하느냐"며 "대통령과 손발이 맞는 힘 있는 대표가 돼야 일을 제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대표는 대통령과 협력하는 부부관계이지, 따로 떼어 놓고 사는 별거 관계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 후보는 정견발표에서 '제주 도시가스 보급률'을 언급하며 "2027년까지 도시가스 보급률 77% 달성" 약속 등 정책 부분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황 후보는 "정통 보수 정당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태영호 정미경 김재원 김병민 허은아 김용태 민영삼 조수진 최고위원 후보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후보와 안 후보의 공방은 무대 밖에서도 계속됐다. 정견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김 후보는 안 후보가 자신의 '탄핵' 발언을 비판하는 것에 대해 "언론에서 김기현이가 1등이고 2등과 격차가 크다는 보도가 나왔으니 마음이 다급하겠으나, 발언의 뜻을 왜곡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으니 자제하면 좋겠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도 '대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 모두 훌륭한 분들"이라며 "제가 당대표가 되면 세 분을 김기현의 상임 특별 고문으로 모시고 상시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자신이 내세운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부각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국정에 열심히 임하고 있는 대통령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대통령실 반응에 대해 할 말이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엔 "아직 브리핑을 보지 못했다"고 말을 아꼈다.


안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 주인공인 장제원 의원이 김 후보 탄핵 발언에 대해 "당정이 하나 되는 걸 강조하는 취지"라고 두둔한 것에 대해선 "한마디로 궤변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절하했다.


연설 중에 김기현 후보를 연호하는 소리가 많이 나왔고 사회자가 제지하기도 했다는 질문엔 "저는 못 들었다"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힘이준석전 대표가 13일 제주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당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준석 전 당대표는 이날 전당대회 친이준석계인 후보인 '천아용인'(천하람 당대표 후보,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을 지원하기 위해 연설회 현장에 등장했다.


당대표 시절 자신의 정무실장이었던 김철근 실장 등과 현장을 방문한 이 전 대표는, 행사장을 돌아다니며 당원들과 인사하고 연이어 사진을 찍으며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이 전 대표가 자신의 '탄핵' 발언 등을 비판한 것에 대해선 "이번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가 천하람인지 이준석인 헷갈린다"며 "그러지 마시고 당당하게 나오시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히려 김기현 후보는 김기현을 팔고 있는 것인지 윤석열을 팔고 있는 것인지 당당히 답하시라"며 "김기현 후보는 선거하는 내내 남진과 김연경, 윤석열을 팔고 있지 않느냐"고 역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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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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