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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반도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챗GPT가 답했다


입력 2023.02.15 11:37 수정 2023.02.15 11:38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반도체 시장 영향 묻는 질문에 '메모리' '시스템' 나눠 답변

질문 구체화할수록 자세한 답변…리얼타임 익숙한 이용자 입맛 맞춰

삼성·SK 반도체 질문 답변은 '오류투성이' 팩트 보완될까지는 '수다'로 즐겨야

오픈AI와 챗GPT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의 열풍이 거세다. AI 연구기관인 오픈 AI가 개발한 '챗GPT'는 일상적인 대화는 물론 연설문이나 기사 작성도 가능해 포털 검색에서 예상되는 수준의 답변을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같은 혁신에 공개된지 2개월 만인 지난 1월 사용자는 1억명을 넘어섰다. 챗GPT 광풍에 반도체업계도 AI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수요를 이끌 차세대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챗GPT 광풍이 반도체 시장에 어떤 영향 미칠까?"

챗GPT와 같은 AI 반도체 수요가 구체적으로 반도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챗GPT에게 15일 질문해봤다. 통상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고성능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그래픽 처리장치(GPU)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이 같은 답변을 챗GPT가 구사할 수 있을지 물어봤다.


먼저 '챗GPT 확산에 따른 시스템 반도체 수요 전망'을 물었다. 그러자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및 기계 학습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애플리케이션은 대량의 데이터 처리와 빠른 속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높은 성능과 낮은 에너지 소비를 갖는 시스템 반도체 제품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질문을 '챗GPT 확산에 따른 시스템 반도체 제품 수요 전망'으로 구체화하자 챗GPT는 중앙처리장치(CPU), GPU,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주문형 고효율 반도체(ASIC)를 들었다.


먼저 "CPU 제품은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모델의 학습과 추론을 담당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새로운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로 CPU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GPU에 대해서는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빠르게 병렬 계산을 수행할 수 있다"면서 "최근 GPU 제조사들이 인공지능 모델 학습에 특화된 GPU 제품을 출시하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GPU는 순서대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CPU와 달리 여러 개의 작업(병렬처리)을 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챗GPT도 대규모 데이터 학습을 위해 1만개가 넘는 엔비디아의 GPU를 활용한다.


FPGA에 대해서는 "FPGA는 높은 처리 성능을 갖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FPGA는 챗GPT와 같은 대규모 인공지능 모델 가속화를 위해 많이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FPGA는 용도에 따라 설계를 바꾸는 반도체로, 일반 반도체 보다 비싸지만 반도체를 새로 구입하지 않고 업그레이드만 하면 되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업체로 자일링스가 있다.


이들 시스템 반도체들이 어떤 분야에 구체적으로 활용될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챗GPT는 "이 기술은 자율주행차, 로보틱스, 의료기기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적용되므로 수요가 증가할 것이며, 가격도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질문을 구체화할수록 더욱 자세한 설명이 나왔고, 기본적인 개념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그다지 어렵지 않게 답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CXL Memory, PS1010 E3.S, HBM3, GDDR6-AiMⓒSK하이닉스
GPU, ASIC 뜬다는 챗GPT…엔비디아, 인텔 경쟁구도도 언급해

이같은 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기업 영향도 궁금해졌다. '챗GPT 확산으로 TSMC의 어떤 제품이 많이 팔릴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TSMC의 주요 제품군에는 ASIC, CPU, GPU 등이 있다"면서 "TSMC 제품 수요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있으며 GPT와 같은 인공지능 기술 발전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질문을 엔비디아로 바꿔봤다. "엔비디아는 GPU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게임, 가상현실(VR),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GPU를 생산한다"며 "인공지능 학습 및 추론 작업에서 GPU 성능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엔비디아 GPU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인텔 등과의 경쟁구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챗GPT는 "엔비디아는 최근 인텔, AMD와 경쟁하며 머신러닝 및 딥러닝 작업에 이상적인 가속화 카드를 출시하고 있으므로, 이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반도체에서 질문을 이번엔 메모리 반도체로 바꿔봤다. 챗GPT 열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고성능·고용량 D램 수요 증가 기대감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답변은 예상했던 것 보다 실망스러웠다. 학습형 AI여서 최신 정보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제시한 답은 현 시점과 비교해 맞지 않는 내용이 있었다.


삼성전자가 5나노 D램을 만든다고? '반도체 곳곳 오류 투성이'

챗GPT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어떤 제품이 많이 팔리게될까'라는 질문에 "삼성전자는 2021년 하반기 1억개 이상의 16Gb(기가비트) DDR5 DRAM 칩을 출하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12나노급 공정으로 16Gb DDR5램을 출하했으며, 올해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한 문장만 보더라도 시점(2021년 하반기, 출하 계획), 물량(1억개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서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했다. "삼성전자는 5나노미터 공정을 사용해 DRAM 칩을 생산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는데 최선단 3나노미터(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생산하고 있다가 맞는 말이다.


SK하이닉스와 관련된 답변도 못지 않았다. 챗GPT는 같은 질문에 "SK하이닉스는 현재 128층 4D NAND 칩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회사는 현재 176단 4D 낸드를 양산중이다. 128단 4D 낸드는 SK하이닉스가 2019년에 개발한 것으로 무려 4년 전 데이터를 가지고 답변한 것이다.


같은 질문을 반복하되 3문단으로 정리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대용량 모델을 다루는데 필요한 D램과 낸드 플래시, 대용량 메모리 및 고성능 계산이 필요한 HBM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최신 제품을 열거하기 보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정보만 제공했다. 두 어 번 질문을 반복했으나 답변은 비슷했다. 오히려 "전에 이미 답변을 드린 것 같지만"과 같은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는 모습.(자료사진)ⓒ삼성전자
기본적인 답변 원할 땐 리얼타임 챗GPT 최적화…전문 분야는 팩트체크 필요

전반적으로 챗GPT는 질문에 따라 리얼타임으로 대부분 원하는 수준의 답변을 구사했다. 원론적인 개념을 얻는 데 가장 최적화돼있다는 판단이다.


구성에 있어서도 가독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반도체 시장 영향을 수요와 가격으로 물을 때 '먼저, 수요 측면에서는' '다음으로, 가격 측면에서는' 이라고 구분해 읽기 쉬웠고 '메모리' '시스템'으로 반도체 영역을 나눠 이용자가 이해하기 편리하도록 했다.


다만 반도체 분야 한정인지는 모르겠으나, 몇 군데서 심각한 오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학습이 더 필요해 보인다. 챗GPT는 위에 언급했던 메모리 반도체 시점 오류 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대표 제품으로 '뉴로블레이드(NeuroBlade)'를 소개했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칩이라고 표현했지만, 포털에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 않았다. 회사측에 확인해보니 알수 없는 내용이라고 했다. 이쯤되니 적어도 반도체 부문에 있어서는 챗GPT를 '맹신'하는 오류는 범하면 안 될 것 같다. 반도체로 국한한다면 현재로서는 '챗(수다)' 자체로 즐겨야하지 않을까.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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