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정상회담 대가 안 줬을 리 없다”…상식에 답해야
이재명 대장동 기소 후 文 조사 불가피
“성남 서울공항 통해 달러 뭉치 北으로”
이재명 수사 검사는 60명, 문재인은 90명
문재인이 감자를 심고 있다.
그는 “드디어 밭일을 시작했습니다”라고 퇴임 2년차 평산 마을 농부 일상을 지난주 SNS에 알렸다. 난데없이 그 시골에 서점을 차린다고 해서 ‘상왕 정치 아지트로 삼으려나?’라는 눈총을 받고 있던 터라 생뚱맞긴 했다. 그 마음이 정말 농심(農心)일까에 대해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의 올해 농사와 책방 주인 ‘놀이’는 계획대로 안 될 수도 있는 방향으로 서울 상황이 돌아가고 있다. 그의 대북 송금 의혹이 제기됐다.
중앙일보 논설위원 장세정은 20일자 기명 칼럼에서 ‘文 정부 靑 인사 “성남공항 통해 달러 뭉치 北으로 나갔다”’라는 부제(副題)로 문재인이 북한에 거액의 돈을 준 정황을 활자화했다.
“대통령 전용기 등 방북 항공편이 오갔던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북한으로 규정을 초과하는 거액의 달러 뭉치가 반출됐고, 돌아오는 비행기에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세습 정권 우상화와 공산주의 이념 서적이 가득 실려 왔다.”
한 해 동안 3차례 김정은과 정상회담이 이뤄졌던 2018년 당시 청와대 근무 공직자의 말이라고 했다. 그는 장차 수사가 착수된다면 조사를 받게 될 관련 기관 직원들도 가리켰다.
“당시 서울공항에는 출입국관리를 담당하는 법무부와 관세청 파견 공무원들이 있었지만, 신고 없이 반출할 수 있는 한도(1인당 1만 달러)를 넘긴 달러 다발들이 아무런 제지 없이 북측으로 보내졌다.”
북한과 접촉하는 국정원,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 재계나 언론계 인사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게 있다. ‘방북 입장료’다. 북한에 들어갈 때, 북한과 협상해서 무슨 일을 벌일 때, 돈 없이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공짜로 되는 건 절대로 없다.”
이재명의 대선 도전용 외교 성과를 위한 쌍방울 대북 송금도 이런 입장료로 검찰은 본다. 2018년 당시 평양 옥류관에서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수행한 재계 총수들 점심 자리에 나타나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네까?”라고 내갈긴 뼈 있는 폭언의 그 뼈는 바로 돈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 진리를 공식적으로 입증한 사건이 김대중 대북 송금이다. 김대중의 정치적 아들 박지원이 당시 국정원장 임동원 등과 함께 이 일로 구속됐다. 김대중은 산업은행에 압력을 넣어 현대(현대상선)에 거액을 빌려주도록 했고, 현대는 이 대출금으로 만든 현금 4억5000만 달러와 현물 5000만 달러, 합계 5억 달러(한화 약 6000억원) 상당을 북한에 바쳤다.
노무현은 이 사실을 파헤치자는 야당(한나라당)의 특검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는 이 특검 수용 이유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이 관련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해서 특검 결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라고 나중에 술회했다.
김대중은 돈으로 노벨상을 탔다는 말을 듣기 싫어서 거짓말을 했을 것이다. 현대 회장 정몽헌이 이 수사를 받다가 계동 사옥에서 몸을 던졌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은 남북정상회담을 했으나 이명박과 박근혜는 비밀리에 타진하는 데 그쳤다. 돈 때문에 성사가 안 됐다는 게 정설이다.
이명박 정권 때는 북측에서 이걸 먼저 까발려 화풀이하기도 했다. 2011년 국방위원회 대변인이 “(남측이) 돈 봉투를 주면서 정상회담을 애걸복걸했다”라고 주장한 것이다. 우리 측에서 ‘쌀은 군량미로 쓸 수 있으니 옥수수로 5만톤을 주겠다’라고 한 제안을 거절한 다음이었다.
훗날 이명박은 회고록에서 북측 주장을 반대로 바꿔 말했다.
“북한이 다섯 번이나 직·간접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을 먼저 제안했지만, ‘조건 없는 정상회담’이라는 원칙을 지켰기에 실제 회담은 이뤄지지 못했다.”
문재인이 김정은을 3번이나 만나면서 풍산개 한 마리만 선물 받았을까? 자신을 ‘남한측 대통령’이라고 지칭했던 능라도 경기장 생중계 연설 기회 ‘하사’에 과연 대가가 없었는지 많은 사람이 상식적인 의문을 품는다.
그는 이 대북 송금 이전에 우리 정보가 가득 담긴 USB를 북한에 건넨 사실로 검찰 수사가 예약된 상태였다. 대통령 윤석열은 2021년 국민의힘 경선 후보 당시 TV토론회에서 그에 대한 수사를 예고한 바 있다.
“(홍준표가 ‘USB를 넘겨준 일은 정권 바뀌면 조사해야겠죠?’라고 묻자) 조사를 하게 되지 않겠는가? 그게 무엇인지 (진상을 밝히기 위해)”
해당 USB는 4·27 회담 당시 문재인이 도보다리에서 김정은 손에 쥐여 준 것인데, 윤건영(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한반도 신경제 구상’이 담겼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 원전 건설 추진 내용 포함 주장이 제기되면서 남한 내 탈원전과 같은 시점이라 큰 의혹이 일었다.
이재명 수사는 대장동, 위례, 성남FC 이후에도 백현동, 정자동, 대북 송금, 변호사비 대납, 재판 거래 등 앞으로도 이어질 것들이 쌓여 있다. 그러나 대장동 기소 이후 검찰의 초점은 문재인으로 옮겨 갈 것이다.
문재인 관련 사건도 김정숙 옷값을 비롯해 서해 공무원 피격, 귀순 어부 강제 북송, USB 전달 등이 검찰 책상에 대기하고 있다. 거기에 달러 뭉치 폭탄이 던져졌다.
지금 북한이 연신 쏘아대고 있는 미사일, ICBM과 핵 개발 박차가 그 돈으로 가능한 것이라는 다수 국민들의 분노에 문재인은 답해야 한다. 진실 고백이다. 감자 심는 농부 흉내나 내려고 한다면 검찰이 나설 수밖에 없다.
이재명을 수사하고 있는 검사는 60명 선이고, 문재인 수사에 배정된 검사의 수는 90명 선이라고 한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 (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