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빅스텝 가능성 일주전 보다 두 배↑
한·미 금리 차 확대시 증시 영향 불가피
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공포가 되살아난 분위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간 금리 차가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추이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23일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 대비 7.8원 내린 1297.1원에 마감했다.
하지만 22일 환율이 1304.9원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19일(1302.9원) 이후 2개월여만에 1300원선을 돌파하는 등 불안정한 양상이다.
증권가는 향후 환율 인상 지속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양국간 긴축 강도가 상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관측되서다. 전날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가운데 2월 FOMC 의사록에서는 매파적 목소리가 확인됐다.
인플레이션을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까지 낮추기 위해서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는 공감대와 함께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 내달 FOMC에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해야 한다는 발언이 나왔다.
급기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FOMC 의사록 공개를 몇 시간 앞두고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기도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에서는 의사록 공개가 있던 22일(현지시간) 자정을 전후해 3월 FOMC에서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확률이 76.0%, 빅스텝 확률이 24.0%라는 전망이 나왔다.
불과 1주일 전 베이비스텝 확률 90.8%, 빅스텝 확률 9.2%를 예상한 것과는 상당히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최종 금리 레벨이 5.0% 내외에서 5.5% 부근까지 상향된 부담이나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오르는 등 통화정책 당국의 부담요인 증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장은 외국인 매매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으나 외국인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 증시는 하방 압력이 제한된 흐름이다.
이달(2월1일~23일) 코스피는 0.58%(2425.08→2439.09) 상승했는데 이 기간 외국인은 1조7662억원 순매수했다. 같은기간 기관이 4조859억원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외국인 수급이 원활하나 환율이 달러 강세를 반영해 상승 흐름을 지속할 경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시장 경계심이 강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이 상승(원화가치 하락)하면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인해 자금 이탈로 이어질 수 있는 데다 결국 국내 주식을 매도해 원화를 달러로 환산해야 하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달러로 환산시 금액이 작아질 수 있다. 결국 환차익 효과가 줄면서 수익성 측면에서 불리해지는 만큼 외국인 이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상의 주도력이 외국인에게 있다 보니 이들의 자금 성격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길 수 있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예상보다 높고 긴 금리 인상 그리고 이에 연동한 달러 강세는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증시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